제약사 3세 경영 1분기 매출 ‘외형성장 성공’ 파란불

Photo Image
약품

국내 중견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제약사 3세 경영을 이어가는 제일약품, 보령, 대원제약 등이 모두 매출 성장률이 높았다.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제일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11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0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기술수출 계약금 200억원이 연결이익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제일약품은 오너 3세인 한상철 사장이 지난해 12월 승진하면서 올해 1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한 사장은 고 한원석 창업주 손자이자 2세인 한승수 회장 장남이다. 미국 로체스터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오츠카제약 등에서 근무하다 2007년 제일약품에 입사했다. 2015년부터 부사장을 7년 지냈고,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보령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38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11%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5.89% 줄었다. 보령은 영업이익 감소가 폐암 치료제 알림타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무형자산상각비가 올라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오히려 영업이익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매출 대비 수익성은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균 보령 사장은 김승호 보령제약 창업자 손자다.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외아들인 김 사장은 2014년 보령제약에 입사했다. 경영기획실장,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1월 보령제약 사장으로 승진해 사명을 ‘보령’으로 변경했다.

김 사장은 신사업 차원에서 우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가진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했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해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Photo Image
지난 3월 주총에 참석한 김정균 보령 사장

대원제약은 1분기 연결 매출액 1241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 증가했는데, 콜대원과 호흡기계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성장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는데 영업사원 인센티브 증가,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비용 지속, 연구개발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은 올해 1월 대원제약 사장으로 승진한 3세 오너 경영인이다. 고 백부현 창업자 손자이자 2세인 백승호 회장 장남이다.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해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마케팅본부를 거쳤다. 부사장 직급을 건너뛰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Photo Image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대원제약은 지난해 매출 478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대원에스, 코대원포르테, 콜대원, 펠루비 등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 제품 활약 덕을 봤다.

올해 연매출 5000억원 돌파가 예상됐으나 최근 식약처가 콜대원키즈시럽을 자발적 회수하도록 권고하고 제조·판매를 잠정적으로 중지하면서 매출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는 콜대원키즈시럽이 가루와 액체가 분리되는 상분리 현상이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백 사장은 올초 취임한 만큼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시험대에 올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 경영권이 오너 3세로 넘어오면서 제약업계 분위기가 젊게 바뀌고 있다”면서 “기존에 안정적 사업을 추구하던 분위기에서 신사업 등에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을 추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