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소프트웨어(SW) 대기업참여제한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공공 SW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대기업이 80%를 독점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중견(20% 내외)·중소(50% 내외) 기업 참여가 늘었다. 최근 몇 년 간 신기술 도입 등 예외사업으로 대기업 비중도 20%까지 상승하면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적정한 비율로 공공 사업을 담당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대기업 쏠림 현상은 일정부분 해소됐지만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생협력점수, 갈등 넘어 발전적 논의로
총리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이 대기업참여제한제도 완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생협력점수제도 변화 여부에 주목한다.
상생협력 점수는 공공 SW사업 평가 시 반영되는 부분으로 중소기업 사업자 참여비율(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 만점(5.0)을 받는다. '45% 이상∼50% 미만'일 경우 4.0을 받는 등 1∼2점 차이로 사업 수주 당락이 결정되는 공공 사업의 경우 상생협력점수는 5.0 만점이 필수다.
중소기업은 상생협력 점수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중소 SW업체 대표는 “상생협력점수 도입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공공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50% 이하로 비율을 줄이게 되면 이전처럼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의견이 나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 비율을 줄여 대기업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견기업은 중견기업도 일정 비율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중견 IT서비스 기업 대표는 “일방적으로 중소기업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대기업 비율을 늘리는 것 역시 중견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상생점수를 모든 공공 사업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1000억원 이상 대형 사업 등 사업 규모에 따라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이 참여 비율을 차등하는 방안 등 발전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통합비용 별도 반영해야
공공 SW 사업은 대부분 대중소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 대형사업일수록 여러 시스템과 다양한 솔루션 통합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공공 발주처 대부분 사업대가 산정시 통합비용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사업대가에 산정한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솔루션과 시스템 등 통합과정은 안정적 시스템 개통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늘어나고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통합과정은 단순 연결이 아니라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과정이 되었고 엄연한 하나의 과업이 되었다는 점은 이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수긍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 인력투입 등으로 통합비용과 시간이 예전보다 늘었지만 발주자는 이를 별도 비용으로 하지 않고 전체 사업 금액에 산정한다”며 “이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비용을 컨소시엄 참여사가 나누다보니 제대로 된 대가 산정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품질의 저하가 야기되고 이로 인한 책임을 참여 기업 상호간에 전가하는 등 다툼 소지까지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도 “통합비용은 아예 별도 예산으로 책정·반영해야 한다”며 “사업대가 현실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