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 앞둔 정유업계 '우울'…지난해와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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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부진한 실적으로 1년 만에 극과 극을 오가게 됐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0조원, 27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매출·영업이익을 각각 17조원, 1500억원을 추정했다. 이는 모두 애초의 증권업계 영업이익 전망치인 5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배터리, 분리막 등 비정유 사업의 부진한 실적도 반영됐지만 정유 부문에서 재고 손실 또한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분기 매출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하락률은 80~9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에쓰오일의 실적 추정치도 4월 들어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0조원, 5100억원 안팎이었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9조2870억원, 1조3320억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하락률은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회복 등이 겹친 결과다. 정제 마진 급등과 유가 상승에 따라 원유 재고 이익 등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상황이 반대로 흐르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정제 마진이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10달러 안팎을 오가던 정제 마진이 1분기 들어 6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정유업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달러다.

전망도 밝지 않다. 2분기 들어 정제 마진은 배럴당 3달러까지 하락했다.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관건이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동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시황이 최악은 아니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역대급으로,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이례적 상황이 겹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사실상 매우 이례적이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정유업계 특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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