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칼럼]생성 AI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Photo Image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기술로 많은 종류의 직업이 사라진다 해도 결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은 기계나 기술이 대신할 수 없음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마치 엄청난 지식을 갖춘 인간과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챗GPT', 텍스트와 사진을 입력하면 텍스트 내용과 일치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달리(DALL-E) 2', 텍스트와 음성 샘플을 입력하면 텍스트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발리'(VALL-E)와 같이 최근 등장한 생성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창의 영역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닐 거란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성 AI는 회계사, 수학자, 코딩전문가, 통역사, 작가의 직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고, 홍보 전문가, 법원 속기사, 블록체인 엔지니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성 AI는 새로운 콘텐츠를 아주 빠른 시간에 무한하게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 AI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수반되는 위협과 도전을 이해해야 한다. 예상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대부분 기업이 생성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더 빠르고 더 높은 생산성 향상을 꾀하며, 절약된 시간을 생성된 정보를 수정하고 편집하는 데 할애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예를 들어 엄청난 양의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면 수술에 대한 조언과 정확한 진단을 돕는 정보를 생성해서 의료 전문가의 과중한 스트레스와 업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또한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광고 회사 임원이 직접 달리 2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로 전문가 도움 없이 필요한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강화해 더 빠른 속도와 효율성으로 더 높은 혁신 세계로 이끈다는 것이다.

둘째 지나친 알고리즘 경쟁과 부적절한 거버넌스가 인간의 창의성을 밀어낼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결과적으로 작가·프로듀서·크리에이터 대부분은 생성 AI 알고리즘으로 탄생된 콘텐츠 쓰나미에 익사하고, 극히 일부의 크리에이터만 생존하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위기를 느낀 크리에이터는 끝없는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다. 예를 들어 저명한 생성 AI 플랫폼에 대한 대규모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다. 문제는 지식재산권(IP) 관련 법이 아직은 AI의 기술적 진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인센티브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혁신으로 말미암은 국민에게 돌아갈 혜택과의 균형을 놓고 앞으로 수십 년을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있다.

이 시나리오는 손쉽게 만들어진 생성 AI의 천문학적 결과물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는 인간의 의욕을 꺾기 때문에 혁신이 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엄청난 손실이 된다.

셋째 AI기업에 이른바 기술 견제 현상인 '테크래시'가 나타난다는 시나리오다. 생성 AI는 놀랍고 때로는 뛰어난 기능을 보여 주지만 문제는 정확도다. 언뜻 그럴 듯하지만 오류와 잘못된 논리로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만든 콘텐츠는 정보제공자에게 더 높은 정확성을 요구할 수 있어서 기계보다 사람이 직접 만든 결과물을 신뢰하며 더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경쟁 우위를 유지한다. 인간은 계속 창의력을 도약시킬 기회가 많아진다.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늘게 되면 콘텐츠의 검증 및 삭제 요구가 폭증할 공산이 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의 개입과 신중하게 설계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필요해진다. 인간과 기계가 협업해야 하고, 서로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기계와 대화하는 시대가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류에게 축복일지 재앙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스타트업에 엄청난 기회인 것만은 확실하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hsryou6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