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선보인 SKT 5만명 방문
유럽통신사, 산업 DX 영역 확대
망 투자 공정 기여 화두 떠올라
MWC23은 통신의 속도 경쟁을 넘어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경연장이 됐다. 중국이 폴더블폰, 고급 브랜드 제휴 등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분야에서도 전면 도전장을 던지면서 위협을 가시화했다. MWC23은 세계 모바일 시장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한국 통신정책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물음표를 던졌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서 주최한 MWC23이 지난 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MWC23 핵심 주제는 '속도'(Velocity)였지만 이면을 관통하는 주제는 '어떻게'(How)였다.
모바일 산업은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위에 AI와 결합한 DX 및 메타버스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MWC23에서도 이어 갔다. AI 컴퍼니를 선언한 SK텔레콤의 비전AI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KT의 방역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 부스에는 5만명이 몰릴 정도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유럽 통신사는 산업DX에 더해 메타버스에 무게를 실었다. 텔리포니카의 3D 스튜디오, 오랑주의 로봇개 시선에서 바라보는 확장현실(XR)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 등 위성통신 관련 개념 전시는 통신 지평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네트워크 장비기업 노키아는 첨단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로고까지 바꿨다. 화웨이, 에릭슨의 DX 솔루션에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관심을 보였다.
AI로봇, UAM, 메타버스, 산업DX를 실현하기 위해 첨단 통신망은 필수다. 통신은 모든 것을 실현하는 '멀티'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주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망 투자에 공정하게 기여하도록 하자는 논의가 MWC23 기간 내내 지속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이 대한민국 턱밑까지 추격해 온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웨이, 아너, 오포, 레노버 등은 200만원대 폴더블폰을 내세웠다. 샤오미는 라이카와 협력한 X13을 선보였다. 화웨이는 스포츠카 포르셰 디자인을 적용했다. 명품 브랜드가 샤오미와 협력했다는 것도 충격이었다. 이제 브랜드 측면에서도 중국 제품이 상당 부분 격차를 좁혔음을 의미한다.
급격한 모바일 산업 변화 속에 MWC23에 참가한 국내기업은 정부의 ICT 정책이 산업 변화 흐름을 제대로 좇고 있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범정부적인 '통신 길들이기'가 시작되면서 독과점 해소를 명분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규제의 칼날을 갈고 있다. 소비자 권익을 위한 정부의 정책 개입은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정부 정책은 '미래 먹거리'는 보이지 않고 기업 길들이기 움직임만 보이는 등 ICT 업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자신문사가 주최한 MWC23 바르셀로나 포럼에 참석한 GSMA,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 스트랜드컨설트 등 해외 유력 통신 전문가들은 “한국은 소비자 이익과 ICT 진흥 측면에서 세계가 부러워할 정책을 펼쳐 왔다”면서 “망 공정 기여와 산업진흥 등 글로벌 ICT 정책을 한국이 리딩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표>MWC23 결산
MWC특별취재팀:바르셀로나(스페인)=김원석부국장(팀장), 박지성·정예린기자, 사진=이동근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