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아이와 부모 모두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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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달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7명으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저출생 등으로 인해 의료수요가 감소하면서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어린이병원은 적자 누적으로 운영난에 직면했다. 전공의들은 소아청소년과 지원을 기피하는 등 소아진료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병원을 이용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아이 한명 한명이 소중한 상황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인 책임이다.

정부는 지난 1월 말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 필요한 필수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중증·응급, 분만, 소아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아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조속히 마련·시행하라”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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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증·응급 상황에서도 소아 진료가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중증소아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현재 10개소에서 미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4개소 추가 지정하고, 현재 운영 중인 센터에 대해서도 진료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한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의료적 손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을 통해 사후보상함으로써 의료진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 5개소를 육성하고 수도권 병원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소아암 환자들이 수술 후에도 거주하는 지역 인근에서 치료하고 회복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자와 부모들의 장거리 이동 등에 따른 부담도 덜어 줄 계획이다.

병원의 소아진료 인력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소아 응급 전담전문의 배치, 24시간 소아 응급치료 제공 등과 같은 기준들을 제시할 것이다. 의료기관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소아중환자실 입원료 인상 등 보상을 확대해 중증소아의 치료기반을 강화해나가겠다.

이와 더불어 중증소아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호자 없이도 단기 입원진료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의료팀이 중증소아 가정을 방문해 진료·간호·재활 등을 실시하는 시범사업도 확대할 이다.

둘째, 소아진료 분야로 진로 결정을 주저하는 전공의들에게 개선된 비전을 보여줄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 등이 더 많은 소아진료 전문의를 고용하도록 병원 지정과 평가 기준을 개선한다. 담전문의가 소아 환자를 진료할 때에 보상을 확대하는 등 병원에서 안정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전공의 근무시간과 당직 등 수련환경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또한 육아, 일-생활 균형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등을 반영해 진료 전문의들의 고용 형태 다변화를 유도하는 지원방안도 강구하겠다.

마지막으로, 특히 야간이나 주말 시간대 소아 진료를 받아야 하는 부모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찾아갈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을 현재 34개에서 100개까지 확대 지원하여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이가 갑작스럽게 증상이 발생했을 때 의료인에게 문의할 수 있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추가 설치하고 응급의료기관 들이 소아진료를 강화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도 개선할 것이다.

초저출생 시대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의료체계는 국가가 책임지고 투자해야 하는 필수 영역이다. 지난 22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대통령은 아이들 건강을 챙기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이며, 국가는 소아의료 강화에 충분한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명 한명 소중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아이와 부모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필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988년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과정 마쳤다,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 등을 역임한 국가 재정·예산 전문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복지, 연금 분야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제1차관으로 임명됐다. 권덕철 장관 사퇴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았고, 2022년 9월 7일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됐다.

장관 취임 후 코로나19 확산 안정화, 필수의료대책 강화와 건강보험 개혁 등에 집중했다. 특히 '약자복지'를 기치로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해소하고, 보건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