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단위별 20여곳 건립 추진
친환경·AI 집적…강점 내세워
유치땐 기업 이전·일자리 창출
전력 요금 등 혜택에 경쟁 가열
데이터센터를 유치·건립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과밀 현상 해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맞물려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이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20여개 지자체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는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원한 자연환경으로 데이터센터 냉각 기능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강점을 갖췄다. 홍천군(홍천데이터센터 조성사업 업무협약, 2026년 준공 예정), 강릉시(강릉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원주시(클라우드 산업 협의회 발족, 센터 유치 TF 구성), 태백시(폐갱도 활용 지하 데이터센터 유치), 춘천시(친환경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 2027년 예정) 등이 대상 터를 선정하고 전문기업 등과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의정부시가 2026년을 목표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진행했다. 남양주시는 글로벌 빅데이터센터, 부천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창원시(창원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2026년 준공 목표)와 김해시(데이터센터 및 스마트홈 시범단지 조성 투자 협약, 2024년 준공 예정)가 적극적이다.
경북 예천군은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맺고 2025년을 목표로 후속 작업에 나섰다. 전남 해남군은 '솔라시도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충북 충주시, 대전시 등도 데이터센터 설립 투자협약을 맺고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지자체별로 데이터센터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자체가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지역의 소멸 산업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태백시는 조기 폐광에 따른 대체 산업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데이터센터 자체는 정보기술(IT)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력 창출 효과가 미미하다. 다만 광주 AI 집적단지처럼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 단지를 조성하면 관련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가 가능하다.
정부가 데이터센터 지방분산을 적극 유도함에 따라 지역 데이터센터 산업 유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민간 데이터센터의 74.5%가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57.1%가 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과밀 현상은 지속 지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수도권에 세워지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배전망 연결 시 케이블·개폐기 등 시설부담금의 50%를 할인하고, 송전망 연결 시 예비전력 요금 면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지난달 업계·지자체와 공유했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장은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과밀화로 말미암은 지방분산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고, 정부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자체도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별도의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하는 등 차세대 산업 육성을 위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3년간(2019∼2021년)연 평균 7.6%씩 성장했다. 지난해 3조 4400억원대 규모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주요 지자체 데이터센터 설립 추진 현황, 자료=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