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게임 신작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은 최강의 육체 능력자를 가리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100'의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을 경험하게 했다. 양손에 든 VR 콘트롤러를 활용해 가파른 암벽을 쉴 새 없이 등반하고, 기계 괴수와 격렬한 전투를 펼치고 나면 금새 전신이 땀으로 젖었다.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은 게릴라 게임즈와 파이어스트라이프가 공동 개발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VR2 전용 타이틀이다. 3인칭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RPG) 게임으로 선보인 전작과 달리 VR 플랫폼에 맞춰 1인칭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제작됐다. 차세대 VR 게임 시장을 겨냥한 소니 PS VR2 초반 흥행을 책임질 AAA급 대표 신작이다.
콜 오브 더 마운틴 게임 진행은 정해진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는 선형적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럼에도 고해상도로 구현된 방대한 자연경관 속에 빠져들다 보면 크게 답답하다는 느낌은 덜하다. 양손의 VR2 센스 콘트롤러를 가볍게 흔들며 모션을 인식해 앞으로 이동하는 제스처 방식과 콘트롤러의 스틱을 움직여 이동하는 전통적 방식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산의 부름'이라는 제목과 같이 게임 초반부부터 절벽을 질리도록 타고 오른다. VR2 센스 콘트롤러에 터치 기능을 활용해 실제 손가락을 움직여 돌부리를 잡아야 한다. 직접 조립한 등반용 도끼로 암벽타기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곳곳에 설치된 밧줄로 고산 지대를 누비는 다채로운 상호작용이 몰입감 있게 구현됐다.
전투는 기존 시리즈와 같이 활과 화살로 이뤄진다. 컨트롤러를 쥔 손을 어깨 뒤에서 앞으로 내밀면 자연스럽게 활이 장비된다. 반대 손을 다시 어깨 위로 움직이면 등 뒤에 맨 화살통에서 빼는 느낌으로 장전이 된다. 조이스틱으로 움직이면서 몸을 수그려 괴수의 공격을 회피하고 화살을 쏴 맞추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히 박진감 넘친다.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다양한 화살도 조립해 활용할 수 있다. 돌을 쌓고 톱니바퀴를 제 위치에 맞추는 다양한 퍼즐 요소도 흥미롭다.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역시 그래픽이다. 호라이즌 시리즈는 첨단 문명이 멸망한 이후 여러 동물이나 공룡 모습을 한 기계 괴수와 원시로 돌아간 인간의 사투라는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기존 VR 헤드셋 단점을 개선한 PS VR2의 4K HDR OLED 디스플레이와 넓은 시야각은 호라이즌 시리즈 팬이 기대하는 압도적 수준의 그래픽을 제대로 담아냈다.
다만 스토리 초반부터 지속해서 이어지는 암벽등반 콘텐츠는 이용자를 다소 지치게 한다. VR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면 쉽게 멀미를 느낄 수 있다.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은 소니 PS VR2와 함께 22일 출시된다. 한국어를 지원하며 판매 가격은 6만9800원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