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가 소통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이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기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게임 이용자를 직접 대면했으나 그동안 쌓인 불통 이미지 완전히 벗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참석률 또한 간담회 사전 신청자(41명)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게임위는 1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강당에서 게임이용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게임이용자 소통강화방안 후속조치로 홈페이지 설문을 통해 간담회 장소와 시간 참석자를 확정했다.
간담회에는 게임위 설문에서 참여 의향을 밝힌 게임 이용자 20여명이 참석했다. 게임위에서는 주요 보직 본부장과 팀장급 간부가 배석해 참석자 질의에 응답했다. 김규철 게임위원장은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게임위는 지난해 불공정 논란을 야기한 특정 게임 등급분류 과정에 대한 해명과 향후 회의록 공개 등 투명성 강화 노력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게임위는 전문성 부족과 '밀실 심의'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관련 규정을 일부 개정, 정보공개청구에 따른 회의록 공개를 추진 중이다.
간담회 한 참석자는 “즐겨하던 게임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처분을 받은 사실을 납득할 수 없어 명확한 이유를 듣고자 간담회를 신청했다”며 “인터넷상에 떠도는 예산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따져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관련 비위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바다이야기' 유사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논란 역시 집중 질의가 이뤄져 해명에 진땀을 뺐다. 불법 게임물의 캐릭터 등 저작권 침해 관련 등급분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게임위 간담회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 게임 이용자 반응은 싸늘하다. 간담회에서 나온 일부 발언을 맥락과 달리 해석해 호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게임위가 신뢰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용자 의견을 겸허히 듣기 위해 간담회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며 “차후 간담회를 정례화해 서울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