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체 체감경기가 3분기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한파를 대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과 장기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망치는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73)와 2020년 2분기 코로나 충격(66) 시기 때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RBSI가 100 이상이면'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가 '83'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과 온라인배송 허용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대형마트의 주력품목인 식품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필수재라는 점과 설명절 특수 등이 기대감 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화점(71)도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이전 분기까지만 해도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보복소비와 엔데믹 효과로 백화점은 타업태 대비 높은 경기 기대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소득 이용객이 많은 백화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황기에 강하다는 편의점(58)도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편의점간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전망치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49)은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과 경쟁심화로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쇼핑(65) 역시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엔데믹 전까지의 높은 상승세에 따른 역 기저효과가 지수 하락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매유통업계의 새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는 비용절감(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온라인강화(32.0%), 프로모션 강화(25.6%), 점포리뉴얼(19.2%), 상품개발(1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4.6%), 비용 상승(25.2%), 소비자물가 상승(11.8%), 상품매입원가 상승(10.8%), 시장경쟁 심화(10.4%)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원자재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확대와 함께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