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가족이 뒷마당에 흑곰이 들어와 겨울잠에 빠졌음에도 그대로 두기로 결정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코네티컷주 플레인빌에 사는 비니 다슈케비치 가족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다슈케비치 씨는 자신의 여자친구 올리비아와 뒷마당에서 놀던 칼리가 갑자기 짖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 얌전했던 반려견이 짖자 의아해하던 다슈케비치 씨는 곧이어 여자친구가 “곰이 있어!”라며 비명을 지르자 마당으로 달려갔다.
다슈케비치 씨는 처음에는 곰이 있다는 소리를 믿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슈케비치 씨의 부모님과 여동생 테일러까지 마당 이곳저곳을 뒤졌으나 곰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뒤지던 끝에 가족은 겁에 질린 반려견이 수영장 데크(인공 구조물)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거기에는 뚱뚱한 흑곰 한 마리가 비몽사몽한 얼굴로 낙엽 더미를 침대삼아 누워있었다.
다슈케비치 씨는 “곰은 우리를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움직이지도, 반응하지도 않았다. 편안해 보였다”고 당시를 전했다.
동생인 테일러 씨는 이 무시무시한 손님의 모습을 촬영해 틱톡에 게재했고, 영상의 조회수는 단숨에 1500만회까지 올라갔다.
가족들은 곰의 이름을 ‘마티 베어나드’라고 지었고,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내버려 두기로 했다. 흑곰은 곰 가운데 완전히 동면을 취하는 종류는 아니지만, 겨울철에는 체온과 심박수가 떨어지며 활동을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년 동안 코네티컷주의 흑곰 개체수는 급속히 증가해 왔으며, 1000마리 이상이 이 지역에 머물고 있다.
코네티컷 에너지 및 환경보호부서는 이 같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겨울잠에서 깬 곰이 알아서 떠날 거라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데크 아래 살게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곰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흑곰이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겨울잠을 방해받으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야생동물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