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터전문기관과 데이터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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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철 비씨카드 전무(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데이터 산업은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신 등 기술과 함께 개인정보를 활용함으로써 요구되는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분야이다.

데이터는 과거와 달리 사물인터넷,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폭발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데이터라는 모래밭에서 개인의 욕망을 읽고 의사결정을 효율화한다는 바늘을 찾는 것이 데이터 산업의 본질로 이해된다. 데이터 산업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규제가 강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인 GDPR, 우리나라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전 동의에 기반을 두고 규제가 운영되고 있다.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많은 이종(異種)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행 사전 동의에 기반을 둔 규제는 개인정보 활용에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지난 2020년 8월에 개정돼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데이터 등 3법은 개인정보가 비식별 조치된 가명 정보를 정보 주체 개인의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식별 조치란 개인정보 일부의 삭제, 마스킹 등 개인을 일대일로 명확하게 식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통계와 유사한 익명 정보와 개인정보의 중간인 가명 정보를 생성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명 정보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가명 정보 결합 전문기관, 신용정보법에서는 데이터 전문기관을 각각 이용해서 다양한 이종의 가명 정보가 결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데이터 제조업을 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이해된다.

데이터 산업은 크게 데이터 유통업과 데이터 제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가운데 데이터 이동권에 기초한 마이데이터나 데이터 거래소의 중계·거래와 같은 데이터를 집적·유통하는 것은 데이터 유통업, 빅데이터 분석이나 데이터 결합과 같이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데이터 제조업으로 분류된다. 신용정보법에 따른 데이터 전문기관이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법에 따른 가명 정보 결합 전문기관과 달리 비식별화된 금융정보를 결합·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데이터 전문기관을 이용해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사업자의 정보와 신용평가사의 신용정보를 결합해서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활용하거나 신용카드사의 결제정보와 밴(VAN)사의 포스단말기 정보를 결합해서 고도화된 상권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거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금융이 중심이 된 데이터 결합에 의료·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가 집적·분석됨으로써 기업 생산성 향상,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가명 정보 결합 전문기관 면허를 취득하고 올해 7월 데이터플래그십 사업에 선정돼 가명 정보 결합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사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 결합사업을 진행하면서 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다면 좀 더 다양한 사업적 시도가 가능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지정을 받게 돼 데이터 산업에 새롭게 기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

앞으로 데이터 전문기관을 이용해 금융뿐만 아니라 의료, 통신 등 다양한 이종 데이터가 결합·분석됨으로써 국가와 시장 전체의 효율적 의사결정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데이터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원한다. 또 이러한 변화를 위해 정부의 데이터 전문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 합리화·개선을 위한 노력과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기대한다.

신종철 비씨카드 전무(연세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psjc28@bcca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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