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에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게임'이 문화예술로 인정받게 됐다. 3년 만에 완전부활을 알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 현장에서는 게임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문화예술로 성장시키기 위해 게임산업진흥법을 비롯한 관련 법·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체성이 바뀐만큼 사행성 이슈를 덜어내고 등급분류 문제도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회 문화콘텐츠포럼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스타 2022 기간 '게임, 문화예술이 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발제자로 나서 발의 배경과 통과 의의를 발표하고 문철수 한신대 교수를 좌장으로 김승규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이용민 법무법인율촌 변호사, 홍미남 플레이메피스토왈츠 대표, 진솔 대구국제방송교향악단 전임지휘자, 이명환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이 패널로 토론에 참여했다.
조 의원은 문화예술진흥법 통과로 게임 인식이 개선되고 게임 분야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사한 사례로 만화가 문화예술의 범주에 포함되고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책적 지원을 얻어낸 과정을 벤치마킹해 게임만의 예술적 특성과 정체성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동화같은 비주얼의 3D 플랫포머 게임 '도어'를 개발한 홍미남 대표는 게임을 예술로 보는 인식 전환과 함께 정책 지원 과정에서의 절차 간소화를 주문했다. 보다 많은 인디 개발자가 지원을 받아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용민 변호사는 개정안이 문화예술의 정의에 게임을 추가해 육성·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안됐다는 취지에 맞게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정말 필요로 하는 분야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예술단체 지정 등 세부 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체부 역시 법안 개정에 맞춰 매년 이뤄지는 게임 산업 현황 조사에 문화예술 특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체부 내 여러 유관부서가 협업해 게임을 문화예술로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토론회를 참관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게임의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관련 입법 제도 마련을 약속했다.
조승래 의원은 “정체성이 바뀌면 룰도 바뀌어야 하지만 현행 게임법은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게임을 포함해 다루는 등 다소 문제가 있다”며 “게임법에서 사행성 게임을 드러내고, 기존 문화예술 관련 규제·검열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더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