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합산해 산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산정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3.4를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는 급격한 물가상승이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여기에 취업시장도 경제적 어려움을 더했다.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이어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순으로 분석됐다.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 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 음식·숙박, 식료품에 물가상승이 집중된 점도 청년층 '지갑 사정'을 어렵게 만들었다.
올해 1~3분기 평균 기준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은 교통(11.7%), 음식 및 숙박(7.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 기타 상품 및 서비스(5.5%) 순으로 나타났고, 이들 부문은 전체 물가상승률(5.0%)보다 높았다. 청년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데에는 이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 가격 상승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청년 재무건전성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지난 4년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두 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들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청년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