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FTX 인수' 하루 만에 철회…비트코인 급락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경쟁사 FTX 트레이드 인수 결정을 불과 하루 만에 번복했다. FTX의 자산을 확인한 이후 '인수 불가'라는 판단을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FTX 인수 계약 진행 중단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FTX를 대상으로 기업 실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측은 “(인수 합의) 당시 FTX 고객을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재무제표, 사업구조를 실사한 결과 우리가 도울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 등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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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FTX는 바이낸스에 지원을 요청했다. 바이낸스는 FTX의 유동성 위기가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것을 우려, 투자의향서(LOI)를 보냈다. 이에 따라 바이넌스와 FTX는 8일 미국 이외 사업을 구제 인수하는 형태에 합의했다. 하지만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합의에 구속력이 없다고 공개했다. 며칠 내 기업 심사에 착수, 결과에 따라 세부 사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FTX 자산 이외에 부채를 최대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로 추정했다. 기업 심사 과정에서 FTX를 인수하면 자사로 유동성 위기가 번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계획 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미국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만6000달러로 내려앉았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