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프로듀서 에코브릿지가 오는 11일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다. 최백호와 함께한 '부산에 가면' EP이후로 이렇게 곡을 모은 것은 9년 만이다.
에코브릿지는 "에코브릿지라는 이름을 만든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 저에겐 시간에 따라 여러 느낌과 감정이 담겨있는 이름이기도 하다"면서 "지금의 저에게 에코브릿지는 비유하자면 오랫동안 써온 큰 그릇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을 담아왔고 플레이팅 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보고 싶은 그런 그릇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베스트앨범'과 같은 거창한 표현은 쑥스럽고 어색하다. 그냥 적지 않은 시간동안 작업하고 앨범을 발매했던 곡들을 추려서 기록하는 정도의 의미가 맞는 것 같다"면서 "물론 여러 앨범에 있던 곡들을 새로 배치해 LP라는 새로운 매개체에 담아내는 것에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코브릿지는 이번 베스트 앨범에 대해 "특정한 에피소드보다는 이 LP를 모니터 하면서 그 당시 녹음하고 작업했던 장면들이 몽타주처럼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이었고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에코브릿지는 2006년 데뷔 이후 가수 정엽의 'Nothing Better', 나얼의 보컬로 기억되는 '첫째날'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젊은 층에게까지 익숙한 가수로 최백호를 거듭나게 한 '바다 끝'과 '부산의 가면'의 작곡가로 명성을 쌓아 왔다.
2007년부터 자신만의 원맨밴드이자 이제는 본명보다도 친근한 이름이 된 에코브릿지의 이름으로 1집 'Leaving The Past', 2집 'Ordinarian'를 발표하며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에코브릿지에게 발견하게 되는 놀라운 점은 장르는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 정엽, 최백호, 김범수, 이승기 등과의 작업을 통해서는 세련된 알앤비와 발라드, 슈퍼주니어의 멤버인 규현, 려욱, 예성은 물론이고 샤이니와 데이식스 등과의 협업은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장르와 장르를 연결하는 일련의 음악적 행보는 생태통로를 의미하는 에코브릿지 그 자체처럼 느껴진다는 평가다.
아울러 2015년 설립한 누플레이 뮤직의 리더로서 K-POP을 기본으로 세계 음악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며 후배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일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에코브릿지. 그는 지난 15년의 이야기를 한 장의 담아내는 작업의 결과물은 조심스럽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삼원기획과 뮤직버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앨범은 LP라는 매체 특성으로 고려해 새롭게 마스터링 작업을 진행했으며 커팅은 미국 업체가, 프레싱은 일본 업체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5일과 6일 양일간 열리는 '제11회 서울레코드페어'를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최근에 MZ 세대에게도 '힙'한 아이템이 된 바이닐, 즉 LP반으로 발매돼 디지털 음원이 주지 못하는 감성까지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 나얼의 '첫째날',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과 '바다 끝' 만으로도 충분히 들어 볼 만한 소장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 특히 '부산에 가면'은 곡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후주를 포함한 확장판 버전으로 수록되어 원곡과는 또 다른 감동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월 권진아가 보컬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밤의 한계', 김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돋보이는 '그대가 부네요' 는 16년간 끊임없이 진화해 온 에코브릿지의 음악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전망. 이와 함께 2021년 가수 박기영과 에코브릿지가 함께 부른 '안부'는 2022년을 지나오며 지친 모두의 상처에 위로를 안긴다.
전자신문인터넷 홍은혜 기자 (grace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