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게” 보험사는 핀테크처럼 변신 中

연공서열 탈피·저연차 의견 반영
경직된 조직문화 유연하게 운영
핀테크 기업 강점 적극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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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악사손해보험 스마트 오피스 내부 모습

보험사들이 보수적인 이미지 탈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젊은 이미지'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만들고 회사 전략과 방향 설정에 저연차 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대리, 사원급 직원에게 부서장급 직책을 주는 파격 실험도 시도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의 강점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도입한 스마트워크 제도를 상시화해 운영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 충정로, 경기 성남시 등에 스마트 거점 오피스도 마련했다. 업무 방식도 PC 오프제(퇴근 시간 이후 PC가 자동 종료되는 시스템), 탄력 근무제, 시차출퇴근제, 유연 휴게시간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 만족도는 크게 향상됐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선택적으로 근무가 가능해져 개인에게 최적화된 업무 방법을 설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근 시간을 줄이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악사손보는 신규 입사자 대상으로 회사 생활 과정을 담은 소프트랜딩 온라인 프로그램을 비롯해 이직률이 높은 2~3년차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리프레시 정서관리, 리스타트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새로 마련했다. 신규 입사자나 저연차 직원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은 핀테크사에선 일반적이지만 보험사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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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와 관계없이 직책을 부여하는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내벤처 2곳의 독립 분사를 추진하면서 사원과 대리 직원을 각각 태스크포스(TF)장으로 임명했다. 사원·대리가 TF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삼성화재도 지난달 수시 인사에서 책임급 직원을 부서장인 파트장으로 승진시킨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화재 평사원 직급체계는 주임-선임-책임-수석으로 4단계인데 수석을 건너뛰고 부서장 직책을 준 것이다.

젊은 부서장, 20~30대 임원이 많은 핀테크사와 비교하면 교보생명과 삼성화재의 단발성 사례를 볼 때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보험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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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도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계열사들과 공동 브랜드인 삼성 금융 네트웍스(Samsung Financial Networks)를 출시하는 과정에 MZ세대 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구축은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 애플리케이션(앱) 출시와 맞물려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젊은 직원들 의견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삼성의 상징과도 같았던 '오벌 마크' 사용도 중단했다.

명함도 세련된 스타일로 바꿨다. 기존 흰색 바탕에 더해 파랑, 노랑, 녹색 명함을 도입했다. 가로형 하나였던 명함 레이아웃도 세로형을 추가해 개인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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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