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 작업에 착수한다. 내년 초 시연을 목표로 양사 가전 연동 작업이 시작되면서 스마트홈 시장에서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과 LG전자는 이달 말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을 위해 양사 경영진이 만날 예정이다. 회의에는 글로벌 가전 연합체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 주요 임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HCA 회원사 협업 논의가 목적이지만 핵심은 삼성과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GE 등 글로벌 주요 가전 10여개사와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 연동을 목적으로 연합체 HCA를 만들었다. 올 8월 LG전자까지 합류하면서 삼성과 LG 간 스마트홈 협업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HCA 주도 아래 삼성과 LG전자는 9월부터 실무진 미팅과 다양한 기술 논의를 했다. 이달 말 예정인 임원진 미팅에서는 세부 스마트홈 연동 범위와 방법, 협업 방향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팅은 포괄적 협업 논의가 선결과제였다면 이번 경영진 미팅 이후에는 양사 플랫폼 연동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호환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와 LG전자 '씽큐'를 클라우드간(C2C) 연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마트홈 플랫폼끼리 연결되면 이에 접속된 모든 기기도 자동 연동된다. HCA는 양사를 포함해 13개 회원사의 플랫폼 연동 현황을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3'에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연동되면 가전 시장 파급력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세계 가전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만큼 스마트홈 영역에서도 자체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기반으로 생태계를 확장했다. LG전자는 자사 제품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성하면서 'UP(업) 가전' 등 특화 서비스 제공에 힘썼다.
독자 노선을 걷던 삼성과 LG 가전이 단일 플랫폼에서 작동되면 사용자 편의성은 크게 높아진다. 개별 플랫폼을 각각 설치해야 했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하나의 플랫폼에서 두 업체 제품 모두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의 협업 전선이 구축돼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플랫폼 종속성이 해소되면 서로가 스마트홈 고객을 뺏고,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는 800만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기록,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반면 LG전자 씽큐는 60만명대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유지를 위해 씽큐에 종속됐던 고객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도 다양한 차별화 서비스로 스마트싱스 이용자를 데려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