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델프트공대와 공동연구
태양 빛·전기에너지 활용 기술 개발
의약물질 중간체 등 화합물로 전환
환경 문제 해결·경제 효과 '일석이조'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로 태양 빛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5밀리미터(㎜) 이하 크기 미세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기술을 구현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이득도 올릴 수 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박찬범 신소재공학과 교수, 김진현 박사과정(1저자)이 프랭크 홀만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교수팀과 협력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17일 밝혔다.
태양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는 광전기화학 방식을 구축했다. 자연에 널리 존재하는 '헤마타이트'를 광촉매로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 미세플라스틱을 포름산염·아세트산염 화학연료로 전환했다.
또 분광학 및 전기화학적 분석을 통해 헤마타이트의 '광여기홀(빛에 의해 원자가띠에 존재하던 전자가 전도띠로 전이돼 생성되는 준입자)'이 이런 업사이클링 반응 핵심이라는 것을 밝혔다. 더 나아가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회사의 플라스틱 용기에서도 같은 재활용 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 해당 시스템의 실생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연구팀은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광촉매반응을 여러 생체촉매 반응과 합쳤다. 산화·환원 효소를 활성화하는 기존 광전기화학 시스템은 물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물 산화 반응'에 의존해 왔다. 다만 물 산화 반응은 속도가 느리고 경제적으로 가치가 낮은 산소가 생성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반응을 이용해 산화·환원 효소 반응을 가속화 하고 키랄성 화합물, 의약물질 중간체, 화학연료와 같은 고부가가치 화합물까지 생성했다.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 가능한 태양-화학에너지 전환을 위한 광전기화학적 방식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을 더 빠르게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광촉매를 개발하고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한국연구재단 글로벌박사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세시스'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