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자동차 산업 '파괴적 혁신가'...취임 2주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결국 인류를 향합니다. 우리가 이뤄낼 이동의 진화는 인류에게 더 가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오는 14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미국 뉴스위크가 선정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최고의 파괴적 혁신가'에 이름을 올렸다. 뉴스위크는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자동차 산업 틀을 뛰어넘어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연결이 가능하도록 모빌리티 영역을 재정의한 정 회장의 혁신에 주목했다.

뉴스위크는 “현대차·기아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정 회장은 미래를 향한 담대한 비전 아래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가능성을 재정립하고 인류에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Photo Image

◇미래차 퍼스트 무버 통했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는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과 가치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

정 회장이 주도한 전기차 전략이 지난 2년간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시장 '게임 체인저'로 부상시켰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는 성능과 디자인을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 상을 석권했다. 정 회장 진두지휘 아래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도전적 중장기 판매 목표를 제시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업계 '퍼스트 무버'로 도약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2022 월드카 어워드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기아 EV6는 '2022 유럽 올해의 차(ECOTY)'를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를 기회 영역으로 인식하고 신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 변화도 추진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Photo Image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정 회장 의지는 현대차그룹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을 당시 정 회장이 결단했고, 주요 단계 때마다 직접 점검했다. 다른 업체가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도 주문했다. 차량 외부로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하는 'V2L', 18분 만에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경쟁사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주저했던 장치가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전기차 생태계 주도권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323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생산 전망치가 35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 목표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해 2030년까지 18종 이상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올해 아이오닉6를 필두로 2024년 아이오닉7이 출시를 앞뒀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EV6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 EV9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또 한 번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개별 전기차마다 별도 사양을 반영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해 효율적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상품성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배송과 차량 호출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상상을 현실화하는 리더로

정 회장은 취임 2년간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핵심 역량 확보를 넘어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에너지 솔루션 등 새로운 분야에서 모빌리티의 한계를 과감히 넓히고 있다. 파괴적 혁신을 넘어 자동차 산업과 기업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진 산업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정 회장은 과감한 선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현대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중립 로드맵과 전략도 실행하고 있다.

정 회장 주도로 그룹 일원이 된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는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메타 모빌리티로 이동 경험 영역을 가상세계까지 확장하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해 스스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도 주목된다. 혁신적이고 안전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지역별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Photo Image
정 회장 주도로 현대차그룹 일원이 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은 '슈퍼널' 법인을 중심으로 안전한 기체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항공모빌리티(RAM) 기체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소 주춤한 청정 에너지 수소 사업은 상용차를 중심으로 주요 시장에 판매 기반을 형성하고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그린수소 등 수소 산업 핵심 역량 확보와 파트너십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행보조와 커넥티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이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차량용 SW 개발에 집중하며 전문 조직을 신설했다. 전문 인력을 매년 20% 이상 늘리고 중장기 투자를 확대해 SW 역량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한 경영 기반도 확고히 다진다. 코로나19,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속에서 유연한 생산·판매 운영과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을 통해 견고한 경영실적을 견인할 계획이다. 새 미래 모빌리티 전략 거점이 될 일본·인도네시아 등 신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