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에 공개질의서 '유감 표명'
"통신사와 사전 협상·조율 없어"
일각 "페북 접속경로 변경 연상"
방통위 '이용자 이익 저해' 주목
통신사가 게임 중계방송 플랫폼 '트위치'에 화질 저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트위치가 통신사와 사전 협상 또는 조율 없이 화질을 저하해서 민원이 통신사에 몰리게 한 데 대한 항의 표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트위치의 화질 저하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자 이익을 저해한 요소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방침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5일 트위치 본사를 수신인으로 하는 공개 질의서를 작성했다. 이보다 앞서 트위치는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치러 왔지만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 비용은 계속 증가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내 서비스 화질을 720p로 조정했다. 이에 KTOA는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용자에게 화질 저하 조치를 한 행위가 트위치의 권한이자 책임”이라면서도 “서비스가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제공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시행되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TOA는 트위치 이용자가 통신사 이용자임에도 충분한 사전 공지 없이 지난 9월 28일 공지 후 9월 30일 전격적으로 화질을 저하하면서 통신사에도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KTOA는 트위치 화질 저하 조치에 대한 사유, 내용 등을 상세히 알려주면 이용자의 민원 대응에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구조상 최종 이용자에 대한 원활한 서비스 제공은 통신사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공동책임이다. 통신사는 회선을 관리하지만 CP는 콘텐츠 자체 품질을 제어할 수 있다. 통신사는 그럼에도 트위치가 일방적으로 화질을 저하한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트위치는 네트워크 요금이 부담된다면 통신사와 협상할 수 있는 데도 고의로 화질을 저하해서 민원을 통신사에 집중시키고, 망 이용대가 공정계약법 반대 여론을 확산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위치는 아마존 자회사다. 클라우드와 인터넷 회선 등 다양한 인프라 비용을 지불한다. 그럼에도 마치 네트워크 요금만 부담되는 것처럼 이용자에게 설명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위치의 행위가 2017년 페이스북 접속 경로 변경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벌이다가 국내 KT를 경유하던 접속 경로를 홍콩으로 변경, 서비스 속도를 느려지게 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이용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3억9000만원을 부과받았고, 대법원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방통위도 사안의 유사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정당한 이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 가입·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은 서비스 안정을 위한 충분한 회선용량 확보 등 의무는 일정규모 이상 사업자에게만 부과한다. 영향력이 큰 트위치와 같은 서비스에도 적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안 진행 경과와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점검이 필요하다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