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사람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의미한다. 매체에 따라 인체·동물·식물·환경·해양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몸체 안팎에서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뜻한다. '제2의 장기', '인간의 두 번째 유전체'로 불릴 만큼 바이오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다. 수십조 개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중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종류를 선별하고, 이를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내성, 만성질환과 난치성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구글 벤처스 설립자 빌 마리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헬스케어의 가장 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 역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치매 치료제와 면역항암제와 함께 세계를 바꾸게 될 세 가지 중 하나로 꼽았다. 우리 정부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을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데 이어 내년 신규 사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치료 원천기술 개발사업'을 편성하고 5년간 470억원 투자에 나선 상태다.
이는 인간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미생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수는 인간 세포의 2배 이상, 미생물들의 유전자 총합은 인간 유전자 개수의 100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부르기도 할 만큼 여러 부위 중 장 안에 가장 많고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질환뿐만 아니라 아토피 등 피부 질환과 비만·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 우울증 등 정신 질환과 노화 등 다양한 질병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없지만, 글로벌 기업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국내에선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 등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피부 질환, 염증성 장질환, 면역항암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