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헐리우드 배우 앤 헤이시가 9일 만에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헤이시의 대변인은 “장기를 기증 받을 환자가 나타났다.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평화롭게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냈다”고 밝혔다.
헤이시는 지난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전 중 추돌 사고로 차에 불이 나 전신 화장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심각한 폐, 뇌 손상까지 입은 그는 11일 뇌사 판정을 받고 13일 법적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지만, 장기 기증 대상자로 결정될 때까지 생명 유지장치를 달고 있었다. 기증받을 환자가 나타나면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냈다.
유족들의 이번 결정은 생전 헤이스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혀온 데 따른 것이다.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밝은 빛, 친절하고 즐거운 영혼을 잃었다"며 "항상 진실의 편에서 사랑과 수용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그의 용기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모했다.
앤 헤이시는 1987년 드라마 ‘어나더 월드’로 데뷔해 드라마 ‘앨리 맥빌’(1997), 영화 ‘도니 브래스코’(1998), ‘왝 더 독’(1998) 등에 출연하며 1990년대 헐리우드 라이징스타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는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1997), ‘식스 데이 세븐 나잇’(1998)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는 ‘엘런쇼’ 진행자인 엘런 드제러너스와 교제해 동성 커플로도 관심을 끌었다. 그와 결별한 뒤, 2001년 콜먼 라푼과 결혼했다가 2007년 이혼했다. 캐나다 배우 제임스 터퍼와도 사귀었으나 헤어졌다. 고인은 라푼, 터퍼와 사이에서 각각 아들 1명을 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