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등 담수생태계 내 용존유기물(용존유기탄소)가 온실가스인 탄소로 바뀌는 기작을 예측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은 장경순 연구장비운영부 박사팀과 중국과학원 난징지질호소학연구소팀이 함께 담수생태계 내 용존유기물의 변환 기작을 분자 수준에서 예측하는 생태학적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구 표면 약 2%에 불과한 담수생태계가 대기로 내뿜는 온실가스량은 막대하다. 매년 약 95억 톤 이산화탄소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되는데, 이의 20% 수준인 약 19억톤 이산화탄소가 하천, 호수 등 담수생태계에서 자연 방출된다.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담수생태계 온실가스 배출 기작 이해와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담수생태계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용존유기물의 기능적 특성에 따른 분류 기준을 새로 제시했다. 또 지구온난화와 부영양화라는 기후 위기 요인과 여러 환경요인의 상관관계를 분자 수준에서 확인했다. 중위도 아열대와 고위도 아한대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라오준산, 노르웨이의 발게스바리산에서 '온도 변화' 및 '영양 과다'에 따른 호수 퇴적층을 모사, 미생물 군집과 용존유기물 조성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미생물 군집이 용존유기물 조성에 가장 큰 효과가 있으며, 온도 변화보다는 영양 상태에 따른 미생물 군집 변화가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큰 물질의 탄소 전환은 미생물 영향을 많이 받지만,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적은 물질 탄소 전환은 산화-환원 조건이나 미네랄 흡착 등 외부 환경요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아열대 지역은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큰 물질이 미생물에 분해돼 줄어들고, 아한대 지역은 반대로 생화학적 변환 정도가 적은 물질이 환경요인으로 분해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선도연구장비인 초고분해능 'FT-ICR 질량분석 시스템'을 활용, 도출된 용존유기물 분석데이터를 활용했다.
장경순 박사는 “하천, 호수와 같은 담수생태계에서 부영양화가 심할수록 더 많은 온실가스가 나온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용존유기물 조성이 온실가스 변환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연구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로 국내는 물론, 다른 기후대에서의 담수 내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 영양 정도 및 용존유기물 조성을 고려해, 온실가스의 배출 저감을 위한 맞춤형 관리방안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실용적인 관리방안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