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공급 지연 장기화 영향
규모는 줄었지만 차종은 더 세분화

올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0만대 이상 줄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 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4% 감소한 81만8860대에 그쳤다. 국산차는 67만7575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3%, 수입차는 14만1285대로 12.0% 각각 줄었다.
현 자동차 생산·판매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자동차 내수 시장은 2020년 190만대를 처음 넘어서며 정점에 이른 후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위기가 본격화된 2021년에 173만대까지 하락했다. 올 하반기에도 자동차 판매가 10% 감소할 경우 전체 내수 규모는 155만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스트셀링카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부품 공급 지연 장기화로 신차 출고 대기가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8개월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다수 차종에 출고 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가는 엔진 제어장치, 선루프, 오디오, 스마트키 등 부품의 수급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특정 차종만 집중 생산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시장 규모는 줄었으나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요구 변화에 따라 차종은 더 세분화하고 있다. 다양한 신차가 쏟아지며 올 상반기에 1만대 이상 팔린 차종은 작년보다 3종 늘어난 24종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가 선보인 경차 캐스퍼, 기아가 출시한 전용 전기차 EV6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캐스퍼는 2만3288대, EV6는 1만2009대를 각각 출고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