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이 빛바랜 성적표를 받았다. 수출은 역대급 실적이 이어지지만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350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어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반기 최고 실적이었던 지난해 하반기 기록을 약 90억달러 상회하는 것이다. 통상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 중간재 중심으로 전방 산업 수요에 따라 '상저하고' 현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추세다. 올 들어 모든 달 수출액은 해당 월의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불안정성이 커지고 경기 회복세도 당초 예상만큼 강하지 않은 가운데 거둔 성과다. 주력산업과 신산업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인 것도 청신호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상반기 무역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작년 하반기 172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완전히 반전된 셈이다.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에너지와 원자재 인플레이션으로 높은 수준의 수입 증가율이 이어진 탓이다. 특히 3대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90% 가까이 증가해 사실상 무역적자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올 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에너지 수요 폭증이 예상돼 무역적자 리스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출이 아무리 많이 늘어봐야 무역적자 폭이 계속 커지면 경제 활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제 정부의 무역 대책도 수출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국내외 에너지 수급 및 수요 관리까지 감안한 복합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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