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SMR·사용후 핵연료 저장 '쌍두마차'…'K-원전' 부활 이끈다

한수원, 세계 최초 SMR 표준설계인가
500억 규모 자체 R&D 과제 착수
두산에너빌리티 '사용후 핵연료 저장' 차세대 모델
美 NRC, 9월 설계 인허가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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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은 한국 원전 업계에 혹독한 겨울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탈원전' 정책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폐기와 원전산업 생태계 살리기를 공식화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고, 국내에서 전기요금 인상 현실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자력 발전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의 합리적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 기술의 효율적 활용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다.

◇다시 뛰는 원전

현 정부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 도구로 원전 확대를 지목하면서 K-원전이 모처럼 봄을 맞고 있다. 원전이 이처럼 급부상하는 것은 낮은 탄소 배출량과 우수한 연료비 비중 덕분이다. 원전은 무탄소 전원이면서도 국산 자급률이 높다. 다른 발전원에 비해 연료비 비중은 10%대다. LNG 발전단가 중 연료 비중이 75%, 석탄이 5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전의 연료비는 매우 우수한 편이다. 아울러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원전은 유효한 수단이다. 수소 생산에 원자력을 활용하면 대량의 수소를 경제성 있게 생산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EA)는 원전 기반 수소생산 단가를 kg당 3184원,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도 2929원으로 측정한 바 있다. 이는 여타 발전원 대비 매우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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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양수겸장' K-원전, SMR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사업 '탄력'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하면서도 경제성과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원전이 있다면 이를 마다할 국가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한국과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주요 원전 국가도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한국수력원자력이 SMART라는 SMR 모델을 개발,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한수원은 현재 '혁신형 SMR'(i-SMR)을 개발 중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1월 혁신형 SMR의 신속한 기술개발과 산학연 기술협력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한수원 자체 연구개발(R&D) 과제에 조기 착수하며, K-원전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대안이 필요했던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 문제에도 민간 기업이 앞장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용후핵연료 저장을 위한 차세대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안전성을 강화한 모델에 대한 설계인허가 취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국내 원전 가동률 증가 및 계속운전이 예상되면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선결과제인 만큼 원전 업계 맏형인 두산이 나선 모습이다. 겨울을 뒤로하고, 봄을 맞이한 한국 원전 업계에 올해는 기회의 해다. 오는 2035년 글로벌 대형 원전 시장 규모는 8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래형 원전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 능력을 갖춘 K-원전이 현 정부 '실현가능한 탄소중립' 정책에 힘입어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중권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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