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이 '상의 탈의'로 남성미를 과시하곤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조롱 섞인 농담을 주고받았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원탁에 둘러앉은 각국 정상은 회의를 시작하기 전 언론에 공개될 단체 사진의 복장을 놓고 가벼운 얘기를 주고받다가 돌연 푸틴 대통령을 언급했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존슨 영국 총리였다. “재킷을 입을까요, 아니면 벗을까요”라며 운을 뗀 그는 “푸틴보다 우리가 더 터프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상의를 완전히 탈의한 채 말안장에 올랐던 푸틴의 유명한 사진을 염두엔 둔 듯 “웃통 벗고 승마 정도는 해야죠”라고 맞장구쳤다.
이에 존슨 총리는 “바로 그거다. 우리도 가슴 근육을 보여줘야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남성 정상끼리 이같이 대화를 나누자, 같은 자리에 있던 여성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어쨌든 승마는 최고(의 스포츠)”라며 화제를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웃옷을 벗고 수영, 사냥, 승마 등을 하는 근육질의 모습을 수시로 공개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7개국 정상들이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마초' 이미지를 조롱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대화에는 끼지 않다가 사진 촬영 때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보였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실제 G7 정상회의 풀기자단이 배포한 단체 사진에서 정상들은 재킷을 벗은 차림이었다.
회의에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존슨 영국 총리,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했다.
G7 지도자들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킬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과 캐나다, 일본, 미국은 러시아산 금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