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오딘:발할라 라이징'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로 37개월 만에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고 줄세우기에 성공한 게임사가 됐다.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이은 신흥강자 SK2(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지위를 단단히 굳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7일 구글플레이 매출 차트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가 출시 후 첫 주말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3위 오딘까지 보유하면서 2019년 넷마블 이후 처음으로 줄세우기에 성공한 게임사가 됐다.
줄세우기는 한 회사의 게임이 매출 최상위권에 이어져 있는 현상을 말한다. 우마무스메 출시 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리니지W' '리니지2M'을 매출 순위 4위 안에 밀어 넣은 것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줄세우기에 성공한 회사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2019년 5월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2위부터 4위까지 매출 차트에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이후 거의 1년 만에 내놓는 게임이 상위권에 들면서 퍼블리싱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개발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퍼블리싱에 공을 들여왔지만 '달빛조각사'와 오딘을 제외하면 미드·하드코어 장르에서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었다.
다음(Daum) 게임 시절부터 지적받은 운영능력은 '검은사막' '뱅드림' '프린세스커넥트' '가디언테일즈'에서도 여전했다. '엘리온' 이후에는 좋다고 평가받던 게임 보는 안목도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하지만 이번 줄세우기로 우려를 잠재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현지화에 상당한 시간을 준비하며 퍼블리셔 역량을 증명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신흥강자 SK2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매출 톱3에 안착한 우마무스메의 장기 흥행과 이를 뒷받침할 후속작 출시가 과제로 남는다. 우마무스메는 사이게임즈 특유의 반복플레이를 요구하는 성장곡선이 있다. 이미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어서 뱅드림, 프린세스커넥트처럼 해외에서는 하고 국내에서는 하지 않는 이벤트가 문제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후속작은 공격적 투자로 확보한 작품의 글로벌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인수 당시 현금성 자산이 8000억원밖에 없었지만 선급금 4500억원에 성과 기반금을 추가로 얹은 계약을 할 정도로 새 지식재산권(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인아크 '에버소울', 리얼리티매직 '디스테라', 세컨드다이브 '아레스', 로드컴플릿 '가디스 오더'를 비롯해 울티마 온라인 개발에 참여한 래프 코스터가 세운 플레이어블 월즈와 '스타크래프트' 제작에 참여한 개발진이 설립한 프로스트자이언트 등에도 투자했다. 이외 블록체인 게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투자 방향은 첫째도 글로벌 둘째도 글로벌”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게임 IP에 투자하고, 웹 3.0와 메타버스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