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년 연속 무분규 타결 성공할까…"노조, 사측에 일괄 제시 요구"

완성차 업계 노사 협상의 바로미터인 현대차의 올해 단체교섭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된다. 임금 인상과 신규 충원, 정년 연장 등이 올해 교섭의 쟁점인 가운데 노조는 사측에 일괄 제시를 요구하며 속도감 있게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 누적 주문량이 100만대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노사 간 견해차를 좁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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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대표가 지난달 10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2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노사는 지난주 10차 교섭으로 협상 초반 입장을 확인한데 이어 이번 주 11·12차 추가 교섭을 갖는다. 노조는 이후 사측에 일괄 제시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10차 교섭을 마치며 1차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노조는 이번 주부터 사측과 11·12차 추가 교섭을 진행한 후 사측에 일괄 제시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올해 교섭을 빠르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안현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10차 교섭에서 “(올해 교섭이) 굵고 길게 간다는 것은 사측 태도에 따라 빠르게 결단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교섭에서 속도전을 강조한 것은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주문이 밀린 현대차는 코로나 팬데믹 2년 만에 전 공장 특근을 진행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도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요구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이다. 별도 요구안에는 퇴직 인원에 따른 신규 충원,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미래차 공장 신설을 통한 고용 안정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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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공장 생산라인.

사측과 견해차가 큰 쟁점은 신규 충원과 정년 연장 등 고용 문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면서 자동차 부품 수나 생산 과정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사측은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 감소를 예상하고 있어 노조의 신규 충원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정년 연장 역시 마찬가지다.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조합원이 만 60세 이후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직전 연도(만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완성차 대표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사측과 견해차를 좁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할지 주목한다. 현대차 노사는 작년 7월 말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는 노조 집행부가 들어섰고, 이번 협상 결과가 다른 노조에도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기아, 한국지엠 등도 이번 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교섭에 나선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 폭이 높아 사측과 이견을 좁히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아는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을 내세운다. 한국지엠은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다. 지난달부터 협상에 들어간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도 기본급 9만7472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일시금 500만원 지급, 정기상여 600%까지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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