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침체일로에 있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점수보상형 아케이드 게임'(리뎀션 게임)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리뎀션 게임은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점수 또는 점수가 기록된 티켓을 모아서 원하는 상품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미국·일본·중국이나 영미권, 서유럽 국가에서는 게임장뿐만 아니라 식당가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2007년 이후 법으로 금지됐다. 전체 이용가 게임이고, 이용자 능력에 따라 점수를 획득해도 국내 아케이드 게임이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규제에 초점을 맞춰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중국 아케이드 산업은 정부의 전폭 지원 아래 개발, 생산, 글로벌 유통의 고른 발전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현행법이 리뎀션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데다 경품을 직접 배출하는 방식도 정해진 유형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이어서 국내 아케이드 산업 위축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에이앤에이 엔터테인먼트, 영배, 짱, 펏스원 등 4개 업체가 지난해 규제 유예(규제샌드박스) 제도 승인을 받아 이번에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문체부는 사업 수행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전체 이용가 게임, 기계식 게임, 이용자 능력에 의한 게임, 아이씨(IC)카드 등 전자적 지불 수단을 보유한 게임에만 허용함으로써 '바다이야기' '황금성' '야마토'와 같은 사행 요소 게임기와 선을 그었다.
문체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게임장을 가족과 연인의 놀이와 휴식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또 K-팝을 비롯한 드라마, 영화와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소재의 게임 개발을 유도하는 한편 이에 대한 시험 환경을 확보해 수출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니아나, 안다미로, 코뮤즈 등 제작사 3개 업체 대표와 간담회를 열어서 아케이드 게임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관 협력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김재현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29일 “코로나 상황으로 시범사업 시작이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준비를 더 철저히 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문체부는 시범사업 기간에 해외 사례 조사와 연구, 전자 카드 운영시스템 구축,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게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아케이드 게임은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인 규제에 2016년 0.8%에서 2019년 0.5%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로 폐업 러시가 진행된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48.1%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2020년에 처음으로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가 게임 유통업 종사자 수를 추월했다.
리뎀션 시범사업 이후 국내에 도입된다면 미국과 같이 연관 업종과 융합해서 복합 문화매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소액으로 게임을 즐기고 포인트를 적립함으로써 업장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데이브 앤 버스터스' 같은 커다란 가족형 체인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뎀션게임 시범사업을 통해 그동안 침체되어 온 국내 아케이드 게임산업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드라마, 영화, K팝 등과 융합한 K컬쳐 복합문화공간마련까지 노려볼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