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년간 해결 안 된 '마찰 전기' 미스터리...KAIST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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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실크,나일론, 금속, 고무, 플라스틱 등이 포함된 이론마찰 대전열 개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용현 물리학과 교수팀이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물질이 마찰할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로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1 원리 전자구조 계산' '열전달 방정식'을 풀었다. 미시적인 마찰전기 작동원리를 찾아냈고 정량적으로 이동 전하량을 설명해 낼 수 있었다. 기존에는 정량적으로 마찰전기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었다. 새로운 마찰전기 이론은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TENG) 효율 증대에 이바지하고, 터치스크린 등 정전기 미시 제어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마찰전기는 2600년 전 인류가 처음 전기를 인식하게 된 계기로 역사가 오래된 현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수확 기술 중 하나로 여겨진다. 다만 그 발생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이나 나노기술 이론은 없었다.

연구팀은 마찰전기 전하 이동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찰전기 팩터' 공식을 유도했으며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의 이론 마찰 대전열을 구성했다. 마찰전기 팩터는 제벡계수(단위 온도차에서 유도되는 전압), 밀도, 비열, 열전도도 등 물질 특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마찰전기로 발생시킬 수 있는 전압강하 크기를 예측하는 '마찰전기 파워'라는 물리량 K도 연구팀이 최초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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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마찰 대전열은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이었지만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에서는 더이상 다루고 있지 않다. 연구팀이 미시적, 양자역학적으로 정의된 마찰전기 팩터를 이용해 정량적인 대전열을 최초로 구성했기 때문에 다시 교과서에 마찰 대전열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용현 교수는 “미시세계에서의 열전현상을 양자역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류의 난제인 마찰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행운이 따랐고,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준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마찰전기에 대한 미시적 이해를 통해, 보다 고효율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물질 수준에서 설계할 수 있게 됐으며, 실생활이나 산업에서 정전기를 제어하는 데 널리 이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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