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동차 산업과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완성차 비계열 부품사의 R&D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은 23일 발표한 '흔들리는 자동차 산업의 양대 혁신 축' 보고서를 통해 “경쟁국 정부가 미래 모빌리티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음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자동차 산업 연구개발과 인력 예산 지원을 추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은 세계 3위의 R&D 투자 산업으로 세계 투자의 16%를 점유하고 있다. 2026년 전기동력·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를 양산하기 위해 자동차 및 연관 산업 기업들은 R&D와 인적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국 정부는 미래차 관련 하부구조를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R&D 투자는 증가했지만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와 완성차 계열사에 쏠림 현상이 있다. 완성차 비계열 부품기업 273개사의 R&D 투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한자연은 “비계열 부품사의 2년 연속 R&D 투자가 감소해 미래차 전환에 차질 우려가 있다”며 “기업 간 혁신역량 격차의 확대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경쟁국과의 차이도 크다. 지난 2020년 기준 주요국 자동차 산업 R&D 투자는 독일 59조원, 일본 33조원, 미국 30조원, 중국 12조원으로 우리나라 8조6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R&D 인력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0년 국가별 엔지니어수는 미국 11만명, 독일 12만6400명으로 증가했으나 한국은 3만7100명에 그쳤다.
이항구 한자연 연구위원은 “자동차가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전후방 연관산업 범위가 확대돼 관련 R&D, 인력, 하부구조와 비즈니스 서비스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R&D 투자를 실시해 온 기업과 핵심역량을 보유한 창업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이원화 전략을 운용해 모빌리티 산업 공급망 안정을 기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기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