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최대 20개 바이오마커 동시 탐지 '피카소' 개발

저비용으로 탐지량 5배 이상↑
기존 '형광염색법' 단점 보완
암 진단·신약 개발 등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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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진이 PICASSO 기술을 활용해 쥐 뇌 해마 영역을 45컬러 이미징한 사진. 피카소는 한번에 네 종류의 생체분자만을 관찰할 수 있었던 기존 형광현미경 기술의 10배 이상 다분자 탐지 성능을 지녔다.

국내 연구진이 저비용으로 많은 단백질 마커를 빠르게 탐지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암 진단이나 면역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관심 가질만한 성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장재범 신소재공학과 교수, 윤영규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기존 기술 대비 5배 이상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동시 탐지할 수 있는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인 '피카소(PICASSO)'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준영, 심연보, 김지원 신소재공학과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월 13권에 출판됐다.

최근 정밀 암 연구는 유전체와 단백체를 동시에 분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암 조직 내 어떤 면역 단백질 마커가 발현되는지에 따라, 약물 반응성에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 탐지하는 기술은 새로운 암 서브 타입 발굴, 각 서브 타입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 적합한 항암제 추천 등에 필수다.

그동안은 암 조직 내 여러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하기 위해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과 '형광염색법'이 사용됐다. 질량 분석 이미지 처리법은 조직 하나에서 단백질 마커 다수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지만, 고가 특수 장비가 필요하고, 분석 과정에서 조직이 파괴되며, 과정도 오래 걸린다. 형광염색법은 이런 단점은 없으나, 한 번에 단백질 마커 3개만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 번에 15개 이상, 최대 20개까지 단백질 마커를 동시 탐지할 수 있는 피카소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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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기술 실험 모식도

발광 스펙트럼이 유사한 형광 분자를 동시에 사용하고, 이들의 신호를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조직 하나에서 15개 단백질 마커를 탐지하는 과정을 3번 반복해 총 45개 단백질 마커 탐지에 성공했다.

피카소 기술은 기존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 중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단백질 마커를, 가장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향후 암 진단 및 제약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팀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국내 특허 4건, 미국 특허 3건, 유럽 특허(EPO) 및 국제특허(PCT) 2건을 출원했다.

제1 저자인 서준영 연구원은 “피카소 기술로 그동안 관찰하기 어려웠던 조직 내 수많은 단백질 마커 발현 정도 및 분포 관찰에 성공했다”며 “특수 시약이나 고가 장비 없이 연구자들에게 친숙한 형광현미경만을 사용해 기술 구현이 가능해 접근성이 매우 높고, 새로운 생명현상 규명이나 암 바이오마커 발굴, 정밀진단 및 치료제 개발 등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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