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 약세 속에서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금리인상, 물가 상승 등 국내외 요인으로 폭락장에 가까운 암울한 시장 분위기에서도 손해보험 업종만큼은 실적이 뒷받침돼 일부 종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2일 주요 손해보험사가 일제히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DB손해보험은 약 2800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47.2% 증가한 수준을 보였고 메리츠화재 2222억원으로 70.4%, 현대해상 1512억원으로 19.6% 성장했다. 삼성화재만 5.2% 감소한 4091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1400억원 특별배당을 받은 '기저효과' 영향이다. 배당 등 특이 요인을 제외하면 28.5% 실적이 늘었다.
또 다른 주요 손보사인 KB손해보험은 KB금융지주 기업설명회에서 실적을 발표했는데 지난해보다 108.0% 증가한 1431억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주요 5개사의 실적을 합하면 순이익이 1조2056억원에 달한다. 5대 손보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예상 보험금 지급 관리와 적정한 사업비 지출로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을 낮춘 게 주효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아래로 떨어져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 손해율은 74.5%로 전년 대비 5.4% 포인트(P)나 감소했다. DB손보도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77.2%로 3.1%P 줄었고, 같은 기간 현대해상도 80.6%에서 79.1%로 1.5%P 개선됐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4년 만에 자동차보험 흑자(3981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자가격리 증가로 사고율이 감소했고, 지속적으로 손해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이동이 증가하기 시작한 4월부턴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급격한 손해율 증가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호실적 덕에 주식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큰 폭으로 하락한 약세장에서도 손보업종은 꿋꿋이 버텼다. 실적 발표일인 12일 삼성화재 종가는 19만9500원으로 전날보다 1.79% 올랐다. 현대해상은 5.03%나 올랐고 DB손보, 메리츠화재도 각각 2.93%, 0.68% 상승했다. 이날 1.63% 떨어진 코스피와 정반대 길을 걸었다. 이러한 상승 흐름은 13일에도 이어졌다.
올해 첫 거래일(1월 3일) 종가와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만 -2.4%로 소폭 하락했고 현대해상 33.4%, DB손보 17.2%, 메리츠화재 7.3%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KB손보는 비상장사다.
[표]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 실적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