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고개 숙인 한덕수… 도덕성 논란엔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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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불평등 해소와 탄소중립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신과 배우자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 후보자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위기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미·중, 미·러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국제 정세도 예측 불가능하다. 자국 중심주의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고유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적으로 전통산업은 성장의 벽에 가로막혔고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은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고 국내외 상황을 진단했다.

◇불평등·저출산·청년 등 과제 꼽아

그는 한국의 과제로 양극화와 불평등, 불공정, 고령화와 저출산, 청년 문제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과 세대·성별·이념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경제안보 시대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 세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국무총리 후보자 이전에 앞선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청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취직도 힘들고 내 집 마련도 어려운데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위로했다. 또 “앞선 세대는 물질이 부족하고 정치가 어려웠을지라도 희망만은 부족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2030 청년 세대의 인생에는 바로 그 희망이 결핍돼 있다. 2030의 가슴에 다시 희망을 채워주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전문 이력·선입금 월세 도마

그러나 한 후보자는 청문회 첫날인 이날 도덕성 논란에서 좀처럼 자유롭지 못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회전문 이력'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는 공직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을 오갔다. 정확하게 두 바퀴를 돌았다”며 “보너스를 330만원 받았다가 어느 해에는 2000만원으로 6배가 뛰었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도 “공직과 김앤장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역대급 후보자”라며 “한 후보자는 돈 버는 일에만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공직 경력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김앤장으로부터 수십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이러한 사람이 다시 공직으로 돌아오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런 게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회재 의원은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받은 선입금 월세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대가성 의혹이 떠올랐다. 1989년부터 약 10년 동안 외국계기업으로부터 선입금으로 6억2000만원의 월세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자료제출에) 동의하면 인터넷으로도 확인된다”며 자료제출동의를 다시 요구했다.

◇한 후보 “론스타 사태 관여 안해”

론스타 사태와 배우자 그림 판매를 둘러싼 공세도 있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론스타가 제출한 청구인 재답변서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국회와 국민, 언론 등 모두가 외국자본에 부정적인 정서가 강하다고 쓰여 있다. 이는 론스타가 국제 분쟁 소송에서 론스타의 핵심 전략과도 일치한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부인이 효성그룹에 작품을 팔았더라. 한덕수 프리미엄이 붙은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론스타와 전혀 관련 없는 시각에서 얘기한 것”이라며 “이후에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집사람은 내가 공직에 있을 때 단 한 번도 전시회를 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세금과 관련한 의혹엔 “종합소득으로써 세금을 다 냈다”고 답변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국세청은 조세에 대한 자료를 5년만 보관한다”라거나 “지난 2007년에 이미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했다. 김미애 의원은 “한 후보자는 해외기업 유치나 기업의 해외활동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을 것”이라며 “사적이익보다는 외교통상 전문가로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전주혜 의원도 “자료제출요구 건수가 1699건이다.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총리의 자료는 합쳐서 916건에 그친다. 그럼에도 한 후보자가 어느 정도 성실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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