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올 상반기 진행한 공개 채용에 입사 지원자가 1000명에 근접하는 등 취업 경쟁률이 '30대 1'로 전망돼 주변 중소기업에 부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작년 11월 중순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기업 비투엔이다. 창업 이후 최대 입사 지원 인력이 몰렸다.
비투엔(대표 조광원)은 상반기 30여명을 뽑는 경력·신입 직원 채용 공고를 지난달 14일 낸 이후 서류접수 마감 시한인 지난 10일까지 약 한 달간 접수된 입사지원 서류가 무려 960여건을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지원자가 99명에 그쳐 우수 인력난 해소에 어려움을 겪었다.
비투엔 관계자는 “지원자 수가 예상치 이상으로 몰리다 보니 현재 서류 전형 심사 과정과 이미 서류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의 실무진 면접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면서 “서류심사 결과 발표 기간만 최소 2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회사는 경영진 면접을 통해 지원자 역량을 최종 검증한 후 합격 여부를 안내하는 등 신입·경력 채용 과정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류심사만 일단 통과하면 곧바로 지원자 면접을 보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예년 인력 채용 사례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비투엔은 올 상반기 입사지원자 급증한 배경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 △대졸 초임 연봉 4000만원·스톡 그랜트(Stock Grant) 등 합리적 보상체계 △복지포인트 500만원 지급 등 복지제도 확대 운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회사는 이들 요인이 입사 지원자들에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근 핫 이슈인 빅데이터·AI 기술 응용 분야에서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미래 기업 가치의 신뢰도와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CEO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 목소리도 한몫했다.
우선 회사 코스닥 상장은 공모를 통해 자금 조달이 상시 가능하고 회사 공신력을 높이는 등 우수 인재들이 관심을 가지는 기본적인 투자 유치 환경을 조성했다. 외형적으로 유망·벤처 기업의 등용문인 코스닥 시장에 비투엔은 작년 11월 중순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2020년 매출 248억원, 2021년 매출 258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대기업에 버금가는 대졸 초임 연봉 4000만원은 지원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조건이다. 비투엔의 대졸초임 연봉은 빅데이터·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망 중소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비투엔 관계자는 “예전 대졸 초임 연봉은 약 3200만원대였다”면서 지원자에게 최고 복지체계인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제시했다.
게다가 회사는 우수 인재 영입과 함께 국내 빅테크 기업으로 직원 이탈 방지를 위해 스톡 그랜트제도를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전격 도입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이 제도는 임직원에게 회사가 주식을 직접 무상으로 줘서 근무 의욕을 고취하는 보상 체계로 스톡옵션보다 현금화 조건이 더 좋다. 조광원 비투엔 대표는 “인재 확보와 미래가치 극대화를 위해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기증하는 주식은 현재 가치 기준으로 45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회사는 빅데이터·AI 서비스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9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지난 2월 말 결정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실버·키즈 케어 플랫폼 등 대부분 신규사업과 연구개발·인력 양성에 투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빅데이터·AI 사업 추진력과 미래 먹거리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비투엔의 혁신 성장 가도에 함께 할 인재들의 과감한 도전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