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악재 속에도 한국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13일 발표한 '2021년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차 점유율은 2020년 7.4%에서 7.9%로 0.5%포인트(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차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지난해 선방했다. 미국에서는 반도체 부족 사태에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대응해 21.6%의 가장 높은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유럽에서는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신형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로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다만 한국차는 자국 브랜드 선호가 강한 중국 시장 판매량이 25% 급감하며 4년 연속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2020년 3.5%에서 지난해에는 2.4%에 그쳤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은 유럽차가 차지했지만, 2020년 30.9%에서 지난해 28.6%로 떨어졌다. 일본차가 25.6%(2020년 25.7%)로 뒤를 이었다. 중국차는 유럽의 보조금 제도 활용을 통한 전기차 수출과 러시아·멕시코·브라질 시장에 저가 차량 수출 확대로 2020년보다 판매량이 24.7% 늘면서 점유율은 15.2%에서 18.2%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세계 주요 시장 자동차 판매는 2020년보다 4.4%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6% 확대됐으나 하반기에는 반도체와 부품 부족 등으로 13.6% 축소됐다.
KAMA는 세계 각국이 전기차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보조금의 단계적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30% 삭감하고 내년 보조금 제도 폐지를 예고했다. 독일은 내년부터 전기 모드 주행거리가 최소 80㎞ 이상인 모델에만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보조금 상한액을 축소할 예정이다.
한국차는 올해 초부터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원자재 가격 폭등과 공급 차질, 물류비 상승 등 영향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KAMA는 내다봤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새 정부는 유동성 지원 확대 등 단기 대책과 함께 미래차 관련해 과거 획일적 규제에서 인센티브 위주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