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라는 디지털 10대 어젠다]<9>전자산업 경쟁력, 친환경·디지털전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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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은 유래 없는 과제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TV·가전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등 후발주자 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 대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제조 설비 해외 이전으로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LG 등 선두 기업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와 절대 다수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하다. 전자산업 탄소중립 대응,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디지털전환(DX), 제조 경쟁력 회복 과제 해결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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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가전업체별 재활용 소재 활용 현황

◇친환경 패러다임 대응 시급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정책과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선두 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들도 재생에너지, 재생플라스틱 활용 등 탄소중립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두 기업의 재생 플라스틱 활용률은 1%가량에 불과하다. 활용 의지는 높지만 소재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적용을 늘리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100% 재생에너지, 재생소재 활용이 어려운 만큼 에너지 사용을 원천적으로 저감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품이 사용되는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친환경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안으로 냉장고, TV, 에어컨 등 가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고효율 가전 보급 확산 제도가 꼽힌다. 정부가 고효율 가전 구매를 지원해 보급을 늘리고, 기업 제품 출시와 신기술 개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고효율 가전은 일반 제품 대비 가격이 비싸 구매율이 낮고, 기업도 관련 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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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품목별 가전 매출 비중

이를 위해 고효율 가전 구매 시 비용 10%를 환급하는 인센티브 제도 실시나 공공기관 고효율 제품 조달 의무비율 설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020년 정부는 3000억원을 투입해 전 국민 대상 고효율 가전 구매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1년 동안 투입 예산의 10배가 넘는 3조5000억원 규모 고효율 가전 구매 효과로 이어졌다. 기업의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 출시 역시 2019년 대비 4배나 뛰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고효율 기기 확산으로 연간 온실 가스는 약 5만4000톤이 저감되며 고효율 부품기술 개발과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효율 기기 구매 지원과 함께 전자제품 재생소재 활성화를 위한 인증체계 마련, 공급망 기반까지 구축해 생산단계부터 사용까지 전주기에 걸친 친환경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전환으로 경쟁력 높여야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는 최근 디지털전환(DX)을 최우선 과제로 조직개편과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전통 제조 기반을 넘어 서비스와 플랫폼 등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체질개선을 시도 중인 것이다. 하드웨어(HW)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고객경험(CX)을 높이기 위해 AI, IoT를 접목한 신제품과 새로운 사업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 1300여개 가전 기업 중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85%에 달한다. 이들은 대기업과 달리 여전히 전통제조업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전환으로 제조 혁신 추구와 함께 사업 모델을 재편하지 않는 한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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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재편 기업의 제품, 비즈니스 모델 변화

전문가들은 전통 가전영역을 넘어 IoT를 접목한 스마트 가전, 서비스 영역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이 활용 가능한 AI, 보안, 홈에너지 기술을 제공, IoT 가전·스마트홈 서비스 분야 혁신 제품 생산을 지원해야 한다. 또 노사, 임금 문제 등으로 해외로 떠나는 제조시설을 붙잡아 공동화 현상을 막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IoT 기기, 스마트홈 가전 등 혁신 제품 상품화를 위해 제조기간과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필요한 부품-완제품 업체 간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박청원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 부회장은 “전자산업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요한 축을 형성해 온 만큼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새 정부는 기존 전통 제조업에 머무는 중소 전자기업의 디지털전환과 함께 사업모델 전환까지 지원해 경제 성장 축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기 정부 과제> 자료:업계 종합

[새 정부에 바라는 디지털 10대 어젠다]<9>전자산업 경쟁력, 친환경·디지털전환에 달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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