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동수 / 메이드 펴냄 / 1만5000원
정치권에서 지금처럼 청년 세대가 주목받았던 적은 없었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과 '당연히 진보성향'일 것이라는 편견으로 선거 과정에서 늘 후순위로 고려됐다. 그러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은 다르다. MZ세대는 최대 부동층을 형성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정치권은 청년들이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 예상되는 오늘날에야 비로소 진지하게 묻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정당은 청년 인재를 영입하고 청년 공약을 거듭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 몇 년간 기성세대와 2030 청년 세대의 인식 차이는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조국 사태가 촉발한 공정 논란이나, 최근 정치권에서 뜨겁게 떠오른 젠더갈등이 그렇다. 그러나 정치권은 청년층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없이 이 사안들에 접근하고 일을 그르친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이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 씨를 영입했다가 곤욕을 치른 일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페미니스트를 영입하면 여성들이 좋아하리라는 단세포적 접근이야말로 오늘날 젠더갈등을 격화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정치인들의 '틱톡 홍보'를 비판한다. 보여주기식 행사와 공허한 메시지로는 청년들의 표심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캐스팅보트'는 공정과 젠더갈등 이외에도 능력주의·한탕주의 등 청년들이 보인 정치·사회적 현상에 대한 배경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왜 유튜브에선 보수가 강세일까?', '청년들은 왜 꼰대로 유명한 정치인인 홍준표 의원에게 열광했던 것일까?'와 같은 질문에도 답한다. 그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이버렉카' 문화 등 청년세대를 이해하는데 풍부한 배경지식을 제공한다.
1988년생으로 MZ세대인 저자는 대표적인 중도 성향의 청년 정치인으로 꼽힌다. 청년정치크루 대표로 이념과 진영에 상관없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 '어른이 정치사' 등이 있다. 2019년 '한국을 빛낼 차세대리더 100'에 선정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