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주 관측 방해 '스타링크'...천문학자들 "더는 못참아"

Photo Image
2020년 6월 22일 21시경 충북 괴산에서 촬영한 구상성단 M13 사진.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이 시야를 통과하며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궤적들을 남겼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국제천문연맹(IAU)'이 분노했다. 하늘을 뒤덮은 위성들이 천문 관측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최근 '어둡고 조용한 하늘을 위성의 방해에서 지키는 센터'라는 기구까지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위성을 이용하는 산업에 규제를 촉구하고, 뜻을 함께하는 천문학자를 지원하게 된다.

천문을 관측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하늘 위 위성들이 더할 나위 없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위성은 관측 대상인 별을 직접 가리거나, 햇빛을 반사해 고품질 영상 획득을 방해한다. 위성들 때문에 하늘이 더 밝아질 정도로 엄청난 '광공해'를 부른다. 광학망원경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게 한다. 위성 통신에 따른 전파장애는 전파망원경 성능 발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위성들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전에도 위성은 계속 늘어났지만 현재 증가 속도는 폭발적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세계 곳곳, 그동안 네트워크가 닿지 않았던 오지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크다. 향후 구현될 6세대(G) 이동통신 역시 위성을 핵심 인프라로 활용한다. 이에 주목한 각국 세계 기업이 위성 발사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위성 기반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주목해 위성을 계속 발사하고 있다. 현재 수많은 위성을 발사하고 연결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가 더 빠른 속도로, 지구상 모든 곳에 광대역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인터넷망이 열악한 남극이나 사막, 심지어는 지난달 해저화산 분화가 일어난 남태평양 통가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2019년 5월 위성 60개를 한 번에 쏘는 등 그야말로 위성을 하늘에 쏟아내고 있다. 이미 2000기에 가까운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다. 최종적으로는 1만개 이상 위성을 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이런 생각을 가진 곳은 스페이스X 뿐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성이 하늘로 솟아 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아주 오랜 시간 장기화 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정작 이런 위성들이 향후 쓰임을 다하고 궤도를 도는 우주 쓰레기로 전락, 자연 소멸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나마 스페이스X 경우 스타링크 위성에 빛 반사를 차단하는 차양막을 단 위성(바이저샛)과 검은 도료를 코팅한 위성(다크샛)을 발사하는 등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계에서는 이런 노력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획기적인 방법이나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하늘을 뒤덮은 위성들은 먼 훗날까지 천체 관측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