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하락으로 관련 통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통계청이 배우자가 있는 경우의 출산율, 아버지 기준 출산율 등 세분화된 지표 개발을 추진한다.
통계청은 출생통계 신규 지표 개발 방안 연구를 발주하고 유배우 출산율, 다문화 합계출산율, 부(父) 기준 출산율 등의 세부 지표를 개발한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은 전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 중이다. 2020년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의 수)은 0.8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 자연감소는 25개월 연속 이어졌다.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상황도 72개월째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관련 통계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통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통계청은 내부적으로 관련 지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예를 들어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기 여성을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이를 남성 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남성을 기준으로 출산율이라는 용어 사용이 적절한지, 가임기간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유배우 출산율은 출생아를 기혼여성의 수로 나눈 값으로 실제 결혼을 한 경우의 출산율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통계청에 따르면 24세 이하는 유배우 비율이 낮으므로 25~39세에 대한 연령별 출산율 작성을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합계출산율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문화 출산율 개발 필요성도 대두됐다. 다문화 가정 출생아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다문화 가정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다문화 가정 출생아의 수는 전년 대비 8.5% 감소했으나 전체 출생아 수가 더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비중이 늘었다. 다문화 출산율에 대해서는 관련 정의와 범위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통계청의 입장이다.
통계청은 연구를 통해 인구동향조사와 출생통계의 작성 현황을 점검하고 국제 기준과 해외 사례를 검토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 수요 측면에서 관련 통계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어 지표 개발을 추진해보는 것”이라며 “다만 유배우, 다문화는 상태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통계 개발이 쉽지 않을 수 있어 그 경우 대체지표 제공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논의 방향을 공개하고 청년층에 대한 결혼·출산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결혼과 출산에 차별적인 세제 및 금융제도를 개선하고 난임가정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별로 다른 결혼·출산 혜택도 재정비한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