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미용 분야 등 수요 많아
건보 적용 안돼 외화 유입 효과
韓 의료진에 외국인 환자 연결
비대면 진료 확장·서비스 개선
“우리나라 우수한 의료진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사명입니다”
서돈교 하이메디 공동대표는 “코로나19로 위축되긴 했지만 한국 의료진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본국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새 삶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미국 다트머스대학 MBA를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7년 하이메디에 합류했다. 하이메디는 외국인 환자를 한국 의료진에 연결하는 컨시어지 업체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예약, 비대면 진료로 업무를 확장했다.
서 대표는 한국 의료 수준이 세계 최정상급인 미국, 독일에 못지 않다고 자부했다. 여기에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서구권 병원을 찾기 꺼리는 이들이 한국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특히 외과 수술에 관해서는 한국 의료진은 세계 최정상”이라면서 “목숨이 위급한 중환자뿐 아니라 미용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입국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방한하는 외국인 환자가 꾸준하다. 지난해 연말에는 몽골인 의사가 뇌종양을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직접 한국을 찾았다. 몽골에서는 뇌종양 수술은 개두술 밖에 방법이 없지만, 종양이 시신경 근처에 위치해 수술 이후 실명 위험이 있는 환자였다. 이 환자는 하이메디를 통해 고려대학교병원에서 머리를 열지 않는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고 3일 만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서 대표는 “외국인 환자 유치는 국가적으로 키워야 하는 분야”라고 역설했다. 국내 환자만 보기에는 우리나라 의료 경쟁력이 아깝다는 것이다.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는 국가건강보험(건보) 적용을 받지 않아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은 자국 밖에서 치료받는 비용을 전액 보조하는 경우가 많아 이 수요를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앞으로 중환자를 치료하는 분야는 세계 최정상 의료 수준을 가진 미국, 독일, 한국, 싱가포르 등이 같이 경쟁할 것”이라면서 “동남아, 중국, 러시아, 극동, 중동 등 국외 치료 수요가 많은 거대시장을 한국이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하이메디는 비대면 진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를 대비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국가 간 왕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효과를 검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에도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확장할 수 있는 도구라는 판단이다.
서 대표는 “비대면 진료로 인해 수술이나 입국 전 사전진료 질이 크게 올라갔다”면서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2차 소견서 제출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