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생계업 지정 필요한 자동차 정비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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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영역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 130여년의 내연기관차 역사가 급격하게 전기차 등 무공해 자동차로 넘어가고 있다. 급격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미래 일자리·먹거리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너무 빠르게 진전되다 보니 일자리 변화가 크게 일면서 미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기차로 인한 변화는 부품이 과반으로 줄고 생산 현장의 모듈화와 단순화로 일자리가 주는 특징이 있다. 필요에 따라 합종연횡 등 다양한 일자리 통합 과정이 필요하고, 업종 전환이나 전환 교육도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준비하지 못한 영역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너무 빠르게 급변하면서 새로 발생하는 일자리보다는 역시 없어지고 도태하는 일자리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가운데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의 변화가 매우 크다. 특히 자동차 정비 분야는 레드오션으로, 미래 자동차 시대에서 역할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는 영역이다. 요즘 차량은 워낙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아서 예전처럼 고장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무상 서비스 기간도 늘면서 정비 업소를 어렵게 한다.

특히 전기차는 부품이 내연기관차 대비 절반으로 줄어 정비 업소 일감은 점차 없어지는 추세다. 전국 4만5000여개의 정비 업소 가운데 4만여개가 카센터라고 하는 조그마한 가게다. 전기차의 등장은 정비 업소에 경영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고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고 전기차 정비 지식도 부족하다. 교육받을 기회도 없고, 관련 전문 장비도 전혀 없다.

지난 2019년 자동차 정비 연합회는 일몰된 정비 분야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생계형 업종 신청을 했다. 국내 중고차 영역에 대한 심의가 끝나는 대로 정비 분야의 생계업 지정을 토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고차 분야의 완성차 진입 문제로 정비업 분야의 생계업 지정이 계속 늦춰지다 이번에 다시 논의가 시작됐다. 이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비 분야의 생계업 지정은 중고차 분야와 달리 명료하고 결정하기 쉬운 영역이다. 당연히 지정해서 일자리 변화를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필연적이지만 일자리 창출보다 유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비 분야의 생계업 지정과 함께 수입차의 서비스 센터 건립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예전부터 소비자 불만이 가장 큰 영역이 바로 수입차 정비다.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구매해서 제대로 된 서비스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최근 정비 업계에서 수입차가 서비스 목적으로 세운 수입차 신규 서비스 센터 건립을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수입차의 서비스 센터 건립은 당연한 숙제다. 기존 정비 업소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담당하는 수입 브랜드를 위한 소비자 중심 서비스 센터이기 때문이다. 해당 브랜드의 무상 서비스를 위한 센터 운영은 생계업 지정과 거리가 있다.

정부가 나서서 해 줄 역할도 매우 많다. 당장 정비인들에게 미래 전기차 등에 대한 무상 교육이 필요하다. 업종 전환과 전환 교육도 필수적으로 늘려야 한다. 정비업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내놓은 전기차가 아예 엔진룸을 열지 못하게 만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엔진룸을 통해 상당한 일거리로 여겨 온 정비 분야에서는 심각한 영역 축소다. 중기부의 자동차 정비업 분야에 대한 빠른 생계업 지정으로 미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늦추는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 autocultur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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