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주목해야 할 외식 트렌드가 발표됐다. 대중이 이미 짐작하는 것과 새로운 내용이 혼재돼 있었다. 그 가운데 푸드테크에 관한 것은 이미 짐작하는 범주에 들어갔으리라 본다. 그만큼 푸드테크는 올해 주된 키워드였고, 내년에도 외식 산업 발전에 중요한 키워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4~25일 이틀 동안 내년 식품외식산업 트렌드를 짚어 보는 '2022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외식업계는 경쟁 심한 레드오션 상황에서 레스토랑간편식(RMR) 같은 새롭고 독창적인 상품이 출현하는 블루오션이 혼재된 퍼플오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밖에도 개인의 취향과 재미를 공유하는 소비감성 마케팅 확산, 가속되는 배달시장, 독자생존 24시 등도 키워드로 꼽혔다. 푸드테크는 이 세 가지 카테고리 가운데 가속되는 배달시장에 속했다.
배달시장이 가속될수록 식품 외식기업은 고객과 만나는 플랫폼을 늘리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찾아가는 등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장을 따라잡으려면 푸드테크는 기본으로 장착해야 하고, 더욱 발전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올해 푸드테크 세계시장 규모는 2720억달러(약 316조원)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미국이 830억달러(30%)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푸드테크 세계시장이 오는 2025년 기준 3600억달러(418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푸드테크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푸드테크 관련 투자액은 20조원에 이르렀고, 선진국에서는 푸드테크 시장 선점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등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푸드테크 관련 콘퍼런스나 커뮤니티 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푸드테크협회가 2017년에 창립, 운영되고 있다.
세계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 역시 푸드테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매장 내 서빙 로봇을 비롯해 배달 푸드테크 기술은 역시 현재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미노피자는 올 8월부터 국내 최초로 드론 배달 서비스 상용화를 세종시에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미 런'을 개발, 테스트 운용했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채팅 주문 서비스 '도미챗', 야외에서도 피자 배달 주문이 가능한 '도미노 스팟'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다양한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네치킨도 로봇 배달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배달 로봇 플랫폼 뉴빌리티와 손을 잡았다. 네네치킨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정하고 서울 강남 3구를 시작으로 서울 및 수도권 상권에 실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활용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도 로봇 배달 시동을 걸고 있다. GS25는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위치한 점포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상품을 AI 로봇이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 세븐일레븐도 뉴빌리티와 협업, 올 4분기 안에 수도권 지역 주택가 상권 중심으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이용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위드 코로나 속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국민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누구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배달시장이 곧 쪼그라들 것이라는 예측을 섣불리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누가 코로나19 종식을 예견할 수 있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사람들 삶의 관성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외출이 두렵고, 비대면으로 물건을 사는 등 배달이 일상이 된 삶은 이제 미래 사회의 일상생활이 될 것이다. 배달을 통한 식료품과 음식 주문은 안 돼도 내년까지는 여전히 외식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배달 푸드테크 발전으로 곧 내 집 앞 벨을 로봇이 누르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조강훈 외식인 대표 hoon@fnbpeo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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