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강성 후보' 맞대결…노사관계 가시밭길 예고

7일 새 지부장 선거 결선 투표 실시
중도 성향 현 집행부 1차 투표서 탈락
최종 후보 2人, '노동시간 단축' 초점
출고 지연 장기화 속 생산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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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기 차종 출고 대기가 1년에 육박할 만큼 생산 차질이 심각한 가운데 노사 관계 향방을 가를 새 노조 지부장 결선 투표가 7일 치러진다. 강성 후보 간 양자 대결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노사 관계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9대 임원(지부장) 선거 결선 투표를 7일 실시한다. 앞서 4파전으로 진행한 2일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지 않아 2차 투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강성 후보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현재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부족한 생산분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 특근을 부활하는 등 공장 가동률 상승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 GV60처럼 올해 출시한 최신 전기차는 출고 대기가 1년에 이른다. 투싼이나 싼타페 등 다른 주력 차종도 평균 6개월 이상 주문이 밀려 있다.

당장 시급한 건 공장 가동률 향상이다. 4분기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 기미를 보이며 노사는 주말 특근을 추진해왔으나 새 집행부가 제동을 걸 경우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실제 이달부터 토요일 특근이 시행됐지만 일요일 특근은 여전히 노조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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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9대 임원(지부장) 선거 결선 투표에 오른 기호 2번 권오일 후보(왼쪽)과 기호 4번 안현호 후보. 현대차 노조 제공.

강성 성향 두 후보는 중도·실리 성향 현 집행부를 비판하면서 향후 노조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력 투쟁까지 예고했다. 현대차는 강성 집행부가 노조를 이끌었던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파업한 전례가 있다.

앞서 지난 2년간 노조를 이끌던 현 집행부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도 실제 파업은 자제하며 사측과 협상하는 교섭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현 집행부인 기호 1번 이상수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강성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는 의미다.

과도한 임금 인상과 앞으로 본격화될 전기차 생산 문제도 노사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등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 일자리와 물량 배분 등을 두고 노사 갈등이 빚어질 경우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의 공약은 노동 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을 높이겠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요 공통 공약으로 7+7(7시간씩 2교대) 노동 시간 단축과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MZ세대 성과 분배,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 유치 등이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34%)를 얻은 기호 4번 안연호 후보는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식사 시간 1시간 유급화 등 기본급 인상, 상여금 800%, 영업이익의 30% 요구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32%를 득표한 2번 권오일 후보는 과거 대외협력실장으로 활동했고 비정규직 지원 투쟁 등에 나선 이력이 있다. 주요 공약은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완전 월급제와 물량 평준화, 전기차 생산에 대한 노조 개입력 강화 등이다.

차기 지부장 선거를 앞둔 다른 완성차 업체도 강성 집행부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새 지부장 선거 결과가 8일 가려진다. 기아도 연말까지 지부장 선거를 마칠 예정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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