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차세대 모토G 시리즈 5종을 공개했다. 북미·유럽·중남미 등을 겨냥한 2022년형 스마트폰으로 고성능 칩셋을 장착한 플래그십부터 20만원대 엔트리급 모델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 세분화 전략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모토로라는 플래그십 제품 '모토 G200 5G'를 비롯해 '모토 G71 5G' '모토 G51 5G' '모토 G41' '모토 G31'을 동시에 공개했다. 모토 G200 5G는 퀄컴 스냅드래곤888 플러스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는 6.8인치 액정표시장치(LCD)로 144㎐ 주사율을 지원한다. 고성능 칩셋과 디스플레이를 갖췄지만 출고가는 450유로(약 60만원)다.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모토 G71 5G는 6.4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695 칩셋, 모토 G51 5G는 120㎐ 6.8인치 LCD 칩셋에 퀄컴 스냅드래곤480 플러스 칩셋이 각각 적용됐다. 각각 300유로(40만원), 230유로(30만원)에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갤럭시A 시리즈와 경쟁할 예정이다.
엔트리(최저가)급인 모토 G41과 모토 G31은 5세대(5G)가 아닌 롱텀에벌루션(LTE) 모델로 출시된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모델 가격대를 세분화, 지역·국가별 수요 맞춤형 전략으로 펼치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토로라는 중국 레노버 그룹 산하 자회사이지만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 2019년 버라이즌이 5G를 처음 상용화할 당시에도 모토로라가 5G 단말을 공급, 기술 협력을 주도하는 현지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북미 시장에서의 모토로라 스마트폰 점유율은 8%대로 애플(42%), 삼성전자(35%)에 비해 열세다. 그러나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가 정치적 요인으로 미국 시장 진입이 막힌 가운데 중저가 영역에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토로라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휴대폰 사업 재기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보다 앞서 일본에서도 올해 5G 스마트폰 신제품 모토 G50 5G, 모토로라 에지20 등을 심프리(자급제) 채널에 선보였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2012년 사업 철수 이후 10여년 만이다. 국내에서도 김윤호 한국레노버 대표를 모토로라코리아 대표로 선임하고, 10여년 만에 시장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해당 라인업의 일부를 한국에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22일 “5G 시장 확대에 맞춰 레노버그룹 차원에서 모토로라를 다시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로 키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영업 전담 인력을 채용하고 조직을 재정비한 후 영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