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율 할당(TRQ:Tariff rate Quota)' 조치에 대해 쿼터 확대를 지속 요구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철강·알루미늄 수입규제조치도 환기하는 차원이다. 다만 미국은 세계적인 철강 과잉공급을 우려하고 있어 수입규제조치가 쉽게 완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철강 쿼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무역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수입규제조치를 할 수 있다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 관세 부과를 확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5월부터 연 263만톤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 미국과 EU가 철강·알루미늄과 관련한 관세·보복관세를 철폐하고 TRQ 조치로 전환하면서 업계와 함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3일에서 4일까지 열리 한미 국장급 실무회담, 지난 9일 열린 한미 상무장관 회담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로 인한 철강·알루미늄 쿼터 확대와 운영 신축성 등을 요구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이전에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요구했지만 이제는 분기당 쿼터에 이월 조항을 넣는 등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 기본 입장은 밖에서 가만히 있다가 우리 의견도 못 내는 것보다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당장 우리나라가 철강 수입규제까지 대폭 완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은 EU에는 관세 조치를 완화했지만 다른 나라들에는 각국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또 세계적으로 철강이 과잉생산되면서 미국 입장에서도 수입규제까지 완화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철강은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있고, 공급과잉을 막기 위한 국제포럼도 발족하고 있다”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철강이 공급과잉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