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비중 6년 만에 감소…'부익부 빈익빈'은 심화

상위 10% 주택 자산가액, 하위 10%의 4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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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다주택자 증가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무주택자의 '패닉 바잉' 수요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고 비싼 주택의 가격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두드러졌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주택을 2건 이상 소유한 사람은 전체 주택 소유자의 15.8%인 232만명으로 집계됐다.

주택을 2건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의 비중은 2015년 14.4%에서 2019년 15.9%까지 매년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증가세가 주춤했다.

다주택자 증가세가 꺾인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 중과 등 세금제도를 강화하면서 매도 또는 증여를 선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20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대출 규제 강화를, 6·17대책으로는 법인을 대상으로 종부세율 인상, 공제 폐지 등을 조치했다. 이어 7·10대책으로 다주택자 및 단기거래에 대한 양도세율을 중과하는 등 부동산 세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동산 가격 불안이 지속되자 8·4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다주택자 비중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주택 공급 미스매치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0년 주택 소유건수가 증가한 사람은 140만8000명인 반면에 소유 건수가 감소한 사람은 97만4000명이었다. 이중 무주택에서 주택 소유자가 된 경우는 98만명으로 2018~2019년 사이 유주택자가 된 83만2000명 대비 증가 폭이 15만명가량 늘었다. 반면에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가 된 사람은 57만명에 그쳤다. 다주택자에서 1주택자로 변경된 사람은 30만2000명이었으나 1주택자에서 다주택자가 된 사람도 3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집값 상승세도 계속되면서 주택 자산가액 상하위 간 격차는 2019년 대비 더 크게 벌어졌다. 10분위(상위 10%) 평균 주택 자산가격은 13억900만원으로 2019년 11억300만원 대비 2억원 넘게 상승했다. 10분위는 가구당 평균 2.43호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1분위(하위 10%)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2800만원으로 1년 사이 1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3분위까지도 평균 주택가격은 9300만원으로 1억원을 넘지 못했다. 9분위 평균 주택가격도 5억6900만원으로 2019년(4억62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랐으나 1분위 주택 자산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통계청은 주택 자산가액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저가 주택 대비 높은 편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은 “정부 정책 방향이 주택시장 안정화라면 구축 거래량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구축 물량 공급 유연화를 위해서는 세제 및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