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부터 보완하는 이재명-윤석열...청년민심 경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초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광주를, 이 후보가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찾으며 상대적으로지지 기반이 열악한 지역부터 챙기고 있다. 여기에 스타트업, 예비부부, 대학생 등 청년들과 접점을 늘리며, 과거 사회 각계 원로들을 찾아다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 후보는 14일 거제 대우조선소, 한국항공우주산업, 거창 적십자병원 등을 돌며 2박 3일간의 부울경 지역 행보를 마무리했다. 약 8주간 전국 8개 권역을 방문하는 '이재명의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프로젝트의 첫 일정이었다.

부울경은 전통적으로 보수진영 지지가 높은 지역이다. 이 후보가 이곳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본인의 강점인 현장소통을 통해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함이다. 본인의 약점부터 보완하고 나서는 정면돌파 이미지를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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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방문,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당선된 이후부터 보수 텃밭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있었던 지난 5일에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기도 했다.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는 동안 보수지지자들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했지만 시민 환호 속에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의 중도 확장성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의 10일 호남 행보 역시 경선 당시 문제가 됐던 '전두환 옹호 발언' 실수를 만회하고 광주 민심을 얹기 위함이었다. 윤 후보는 1박 2일간 5·18 광주민주묘지 참배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국민대통합과 진보의 정신도 함께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2030 민심을 두고 벌이는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보다 2030 지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 차원으로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밀리는 모습이다. 반면에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임에도 2030 지지율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번 부울경 2박 3일 일정에서도 '청년들과의 대화' '스타트업·벤처인 간담회' 등을 열며 청년과 소통을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매주 이어갈 매타버스 캠페인에서도 2030 청년층과의 교감을 높이는 MZ세대 맞춤형 프로그램에 집중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대선후보가 첫 정치 경험인 윤 후보 입장에서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한 셈이다.

정치권은 약 4개월 남짓 남은 대선기간 동안 2030에 대한 구애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입장과 선호가 정착된 기성세대와 비교할 때 2030세대는 투표 당일까지도 표심을 달리할 수 있는 '스윙보터'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설훈 명지대 교수는 “2030 세대는 정당과 인물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이슈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스윙보터”라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후보들에 대한 청년 지지율은 향후 행보 이슈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